2026년 봄엔 곤돌라를 타고 서울 남산을 오를 수 있게 된다. 남산에 곤돌라가 들어서면 민간기업이 60여 년 동안 운영하고 있는 남산 케이블카의 독점도 깨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5일 오전 10시 중구 예장공원에서 남산곤돌라 착공식을 개최했다. 곤돌라는 내년 11월 준공 예정이며, 2026년 초 시운전을 거쳐 같은 해 봄 정식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착공식이 열린 예장공원엔 곤돌라 하부승강장이 들어선다. 곤돌라는 남산정상까지 832m 구간을 운행한다.
그간 남산 정상은 걸어서 올라가거나 전기버스, 케이블카를 이용해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남산 케이블카의 낮은 접근성과 시설 노후화, 오랜 대기 시간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이에 서울시는 남산을 찾는 이들에게 선택권을 늘려주고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곤돌라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시는 곤돌라 운행이 시작되면 접근성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곤돌라 캐빈에는 휠체어나 유모차도 탑승할 수 있어 어르신과 아이를 동반한 부모,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남산 정상에 오르기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곤돌라의 등장으로 남산 케이블카의 독점 구조가 깨질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5·16쿠데타 직후인 1961년 당시 대한제분 사장을 지낸 고(故) 한석진씨가 설립한 한국삭도공업이 사업 허가를 받아 1962년부터 케이블카 운영을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가족회사 형태로 대물림되고 있다. 사업권을 내줄 당시 사업 종료 시한을 정해두지 않아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착공식 축사 자리에서 “케이블카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곤돌라가 운행되면) 수익이 예전만큼 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지만 서울의 명산, 명물 남산의 미래를 위해 이익보다 봉사와 희생의 마음으로 많은 도움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곤돌라로 발생하는 수익은 모두 남산 생태계를 살리고 시민 편의 연구를 위한 시설 구축, 곤돌라 운영에 오롯이 쓰일 것”이라며 “남산 케이블카에서 벌어들이는 것보다 더 많은 수익이 창출될 것이고 이를 통해 남산이 잘 보존된 자연 친화 공간으로 거듭나 시민들이 애용하는 남산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착공식에서는 남산발전위원회 출범식과 위원장 위촉식도 진행됐다. 위원회는 향후 남산공원 발전을 위한 전략과 체계적 보전·관리 기본계획 수립과 남산 일대에 대해 실효적 사업을 추진한다. 또 공공재원 활용을 위한 민관협력 자문기구 역할을 수행한다. 위원회 초대 위원장에는 한봉호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가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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