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대선 쟁점 부상한 'US스틸 日매각'…노동자 표심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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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4-09-0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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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P 등 외신 "바이든, US스틸 日매각 불허 방침" 보도

  • US스틸 "인수 불허 시 제철소 폐쇄·본사 이전" 강수

펜실베이니아 주 클레어턴에 위치한 미국 철강 몬 밸리 웍스 클레어턴 공장사진AP연합뉴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클레어턴에 위치한 US스틸 몬 밸리 웍스 클레어턴 공장.[사진=AP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선거전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허 방침을 곧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여야 대선 후보들이 인수 불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바이든 대통령까지 가세한 것이다.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가 대선의 승부처로 떠오르자 정치권이 ‘노동자 표심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US스틸 최고경영자(CEO)가 일본제철과의 거래 불발 시 제철소 폐쇄와 본사 이전까지 불사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유권자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허 방침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에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을 141억달러(약 18조3000억원)에 매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US스틸은 같은 달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심의를 요청했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M&A) 등 대미 투자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해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 조치를 요구하거나 대통령에게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CFIUS는 일본제철에 서한을 보내 US스틸 인수는 미국 철강 업계에 해를 미침으로써 국가 안보 위험을 가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5일 발표한 성명에서 “CFIUS로부터 심사 결과를 받지 못했다”며 “이번 인수가 국가 안보상 우려가 없다는 점을 미국 정부에 명확하게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제철의 US스틸 투자는 일본제철만 실행할 수 있다”며 “US스틸과 미국 철강업계 전체는 더 강고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산업화 상징으로 꼽혀 온 US스틸 인수를 두고 노동계와 정치권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양사의 M&A는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등판한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찾아 일본제철의 인수에 반대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앞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발표에 대해 “즉각 저지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 여야가 한목소리로 US스틸 매각 불허 방침을 내는 것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노동자의 표심 등을 고려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현재 US스틸은 펜실베이니아에 직접 일자리 약 4000개, 간접 일자리 약 7000개 등 1만1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피츠버그는 경합주 7곳 중 가장 중요하다고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의 2대 도시다. 전미철강노조(USW) 본부 등이 자리 잡고 있어 노동자 표심이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USW는 이번 M&A에 적극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CEO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매각 계획이 무산되면 피츠버그에서 몬밸리 제철소를 폐쇄하고 본사도 피츠버그 밖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NYT는 “US스틸은 펜실베이니아에서 약 4000명의 근로자(직접 일자리)를 고용하고 있다”며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차단하는 것이 반드시 펜실베이니아에 이로운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미국 내 외국계 다국적 기업을 대표하는 무역 단체 ‘글로벌비즈니스얼라이언스’의 낸시 맥러넌 대표는 “안타깝게도 여야 모두 US스틸 인수를 막는 것을 현명한 정치적 선택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며 “펜실베이니아의 노동자들, 결국 이 나라 전체가 이런 근시안적인 입장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제철에 US스틸의 매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일본과 미국의 관계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맥러넌 대표는 “일본제철의 US스틸 M&A를 둘러싼 소란은 미·일 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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