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기술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IFA 2024 개막과 함께 삼성전자·LG전자 전시관을 찾아 한국의 앞선 AI 가전을 체험했다.
AI와 가전의 결합으로 스마트홈이 AI홈으로 진화하는 상황에서 자동차를 필두로 독일 제조업의 AI 전환을 모색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6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이날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 행사장을 찾아 삼성전자와 LG전자 전시관을 잇달아 방문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회사 대표인 한종희 부회장과 조주완 사장이 숄츠 총리를 영접했다.
숄츠 총리는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모두를 위한 AI'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AI 반려동물인 '볼리' 쇼를 체험했다. 이어 '비스포크 AI 콤보' 등 삼성전자 AI 가전을 살펴본 후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LG전자 전시관에선 생성 AI로 가전을 제어하는 '씽큐 온'과 인간과 교감하는 '이동형 AI홈 허브(코드명 Q9)' 등을 둘러봤다.
업계에선 지난해까지만 해도 베를린 시장 등이 참관하던 IFA 행사에 숄츠 총리가 직접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제조업 강국인 독일이 미국 빅테크가 주도하는 AI 혁신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 것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은 미국 빅테크가 주도하는 AI 혁신을 반도체와 TV·가전 등을 앞세워 바싹 추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숄츠 총리는 이러한 한국 기업의 AI 전략을 독일 제조업에 이식할 방안을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숄츠 총리는 전날 IFA 100주년을 맞아 진행한 IFA 2024 개막 전야제에서 "독일 사람들이 자동차, 스마트폰, 컴퓨터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것처럼 AI를 우리 자신을 위해 쓰려는 야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야만 독일이 선도적인 산업국가로 남을 수 있다"며 "독일이 빠른 디지털 발전 속도를 따라잡으면서 다른 나라(미국)에 의존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은 1924년 라디오·무선통신 기술을 앞세워 IFA를 처음 개최할 때만 해도 첨단기술 강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유럽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에 의존하는 바람에 디지털과 AI 전환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독일은 TSMC·인텔 등에 50억 유로(약 7조4000억원)에서 300억 유로(약 44조5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보조금을 약속하며 반도체 등 첨단기술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인텔의 경우 최근 회사 경영이 악화하고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독일 공장 건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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