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뷰] 1인가구 증가 외면하는 주택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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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4-09-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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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에 있는 1인 가구 수다.

    하지만 주택 정책은 1인 가구 증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부분의 주택 공급은 대가족이나 최소 2인 이상 가구를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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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조현미 건설부동산부 차장

1002만1413가구. 전국에 있는 1인 가구 수다. 행정안전부가 주민등록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들어 1인 가구 수가 인구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000만 가구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전체 2400만2008가구 가운데 41.8%가 1인 가구다. 이들은 주로 수도권에 거주했다. 경기는 225만1376가구, 서울 지역은 200만6402가구가 나 혼자 사는 가구였다.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것과 달리 가구 수가 늘어나는 것도 1인 가구 때문이다. 행안부가 최근 발간한 '2024 행정안전통계연보'를 보면 주민등록 인구는 4년 연속 내림세다. 2020년 5183만명이던 인구수는 2021년 5164만명, 2022년 5144만명, 지난해엔 5133만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주민등록상 세대는 같은 기간 2309만3000세대, 2347만3000세대, 2370만6000세대, 2391만5000세대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1인 가구는 2022년 906만3000가구에서 지난해엔 993만6000가구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 같은 1인 가구 증가는 산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전·가구 업계에선 소형 밥솥, 미니 세탁기·건조기, 1인용 소파·매트리스 등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제품을 일찌감치 출시했다. 식음료 업계도 소용량 밀키트나 음료, 주류를 대거 선보였다. 

정책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지난 2020년 1인 가구 돌봄 강화와 안전 확보, 청년·고령층 주거 맞춤형 지원, 사회적 관계망 형성 지원 등을 담은 '1인 가구 중장기 정책 방향·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3불(不) 해소'(생활 불편·안전 불안·사회관계망 불만)를 목표로 병원 안심동행서비스 제공, 안심마을보안관 강화, 귀가 때 폐쇄회로(CC)TV 등이 설치된 길을 안내하는 안심이 애플리케이션(앱) 운영 등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택 정책은 1인 가구 증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부분의 주택 공급은 대가족이나 최소 2인 이상 가구를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택청약 제도다. 현행 민간분양 일반공급 가점제 만점은 84점이다. 만점을 받으려면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가점 32점), 부양가족 6명 이상(가점 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을 충족해야 한다. 1인 가구가 아무리 애를 써도 받을 수 있는 점수는 54점에 불과한 것이다. 여기에 청약 당첨 점수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1인 가구의 아파트 청약 당첨은 더더욱 ‘남의 일’이 됐다. 지난해 53점 수준이던 서울 지역 아파트 청약 당첨 점수는 올 7~8월 63.3점까지 치솟았다.

주거 불안정은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꼽힌다. 삶의 질과 활력을 크게 떨어뜨려서다. 청약 제도를 비롯한 지금의 주택 정책은 이런 불안정을 더욱 부추기는 상황이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최근 내놓은 '2024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1인 가구 증가 추세에도 기존 주거 정책은 다인 가구에 초점을 맞춰 가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달라진 시대상을 제대로 진단·반영해야 한다. 나 홀로 가구는 이미 가장 흔한 가구 형태다. 5가구 중 2가구가 혼자 살고 있다. 끼워넣기식 시혜 대상이 아니라 주택 정책의 주요 대상자로 삼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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