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 정치9단] 여야 모두 "지구당 부활"…회계 투명성 선결 과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진영 기자
입력 2024-09-10 07: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정당 환경 변화…당비 자율성과 자금운용 투명성 높아져"

  • 조국혁신당·개혁신당 "지구당위원장 아닌 다른 정치인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역당 부활과 정당정치 활성화를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역당 부활과 정당정치 활성화를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당은 정당 정치 활성화를 위해 지구당 도입을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여야 대표회담이 있던 지난 1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지구당 부활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과거 2004년 정당법 개정(오세훈법)으로 사라진 지구당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커진 것입니다. 여야는 지역에서 정치 참여를 확대하고 정당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지구당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지구당 제도가 살아나더라도 정치 자금 회계 투명성 확보가 선결 과제로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9일 오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함께 '지역당 부활과 정당정치 활성화를 위한 국회토론회'를 열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등 양당 지도부, 국민의힘 당협위원장과 민주당 지역위원장 등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지역당(지구당) 부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지구당은 1962년 정당법이 제정될 때부터 국회의원 선거구 단위로 설치하도록 한 법적 정당 조직이었습니다. 지구당은 입당·탈당 등 당원 관리와 교육을 담당하고 정당과 유권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구당은 위원장으로 권한 집중이 되는 문제와 불법 정치 자금 온상으로 여겨지면서 각종 폐단을 낳았습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2004년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입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정당법이 개정돼 지구당은 사라졌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회담에 앞서 발언을 마치고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20240901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회담에 앞서 발언을 마치고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2024.09.01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수도권 지역 조직 활성화"…"당원 권한 강화 일환"
약 20년이 지난 지금,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지구당 부활을 꺼내든 건 각자의 필요성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은 지난 4·10 총선에 그야말로 '대패'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과거 미래통합당이던 2012년 19대 총선부터 지난 총선까지 민주당보다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수도권은 '민주당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해졌습니다. 국민의힘은 향후 총선에서라도 수도권 의석 탈환을 하려면 각 지역 조직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는 상황입니다. 

지구당이 사라지고 현재 지역위원회·당원협의회가 사실상 지구당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정당법상 조직이 아니어서 지역 내 사무실을 둘 수도 없고 유급 사무직원도 고용할 수 없습니다. 오죽하면 원외 당협위원장은 카페에 가서 회의를 한다고 할 정도입니다. 당협은 이젠 임의기관으로 당원 관리와 교육을 할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각 정당은 지역 주민과 당원들 의견 수렴 창구가 필요해 편법으로 사무실을 운영한다는 말도 나옵니다. 

민주당 입장에선 이른바 '당원 중심 정당'을 만들기 위해선 지구당 부활이 필수적입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도 이날 "지역당은 당원민주주의 시대를 여는 토대이자 출발점"이라며 "천만 당원의 시대가 멀지 않은 지금 당원들의 권한을 강화하고 자기 주권을 생활단위에서 행사할 수 있는 곳이 지역당"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김 의원은 22대 국회가 개원하고 1호 법안으로 지역당 설치를 골자로 하는 참여정치 활성화법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무엇보다 여야가 지구당 부활 필요성에 의견이 일치하는 만큼 지금이 바로 적기라고 합니다. 이정진 국회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은 토론회 발제에서 "지구당 폐지 당시와 달리 정치자금의 운용이 투명해지고 당원 수가 늘어 정당의 자율성과 자금 운용의 투명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정치관계법은 양당 합의 없이는 법 개정이 어려운데, 현재 여야 지도부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법 개정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습니다. 
 
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안 26일 본회의 처리 가능성
결국 지구당 부활을 위해 돈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합니다. 지구당은 과거 '돈 먹는 하마'로 불릴 만큼 지구당위원장이 책임지는 운영비에 부정부패가 난무했습니다. 지구당이 부활되더라도 돈 먹는 하마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원내대변인도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지구당이 더는 돈 먹는 하마가 되지 않을 만한 제도적 대책이 논의되지 않고 부활만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 원내대변인은 "지구당 위원장이 아닌 다른 원외 정치인들은 어떻게 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개혁신당은 지구당 부활에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밝힌 적이 없습니다. 다만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단순히 원외위원장들이 (지구당 부활을) 좋아한다고 이걸 할 건지는 논리적인 토론이 필요하다"며 "지역 유지와 유착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이 팀장은 지구당 부활을 위해 당협 운영비를 마련할 수 있는 후원회 설치를 허용하고, 당비 사용과 보조금 지급 등 운영비 마련을 위한 '정치자금법' 개정 방안을 들었습니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2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구당 부활 관련한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일괄 상정해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심사하기로 했습니다. 현재까지 소위에 회부된 지구당 부활 관련 법안은 총 10개입니다. 

지구당 관련 법안은 정당 구성요건으로서 지구당을 신설하는 내용의 '정당법'과 운영비 마련과 회계 투명성 확보 방안이 담긴 '정치자금법' 개정안으로 나뉩니다. 이르면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들이 처리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오신환 국민의힘 서울광진을 당협위원장은 "(2004년 당시) 불법 정치자금이 만들어진 건 지구당이 아니라 결국 중앙당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지구당에서 흘러나온 게 아니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2024_5대궁궐트레킹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