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청담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한 '청담 르엘' 청약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주변 시세보다 10억가량 저렴하게 강남 입성이 가능한 데다 실거주 의무가 없어서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추석 연휴 다음 날인 이달 19일부터 청담 르엘의 청약 일정이 시작된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134-18번지 일대에 조성되는 청담 르엘은 롯데건설이 청담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9동, 총 1261가구 규모로 인근 신축 아파트 가운데 보기 드문 대단지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전용면적 59∼84㎡ 149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전용면적별 세대수는 △59㎡A 34가구 △59㎡B 39가구 △84㎡A 25가구 △84㎡B 38가구 △84㎡C 13가구다. 입주 예정 시기는 2025년 11월이다.
청담 르엘이 주목받는 이유는 강남 노른자 입지에 있는 아파트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다. 입주자모집공고를 보면 전용면적별 분양가는 △59㎡ 17억3900만~20억1980만원 △84㎡ 22억9110만~25억4570만원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7209만원으로, 그간 나왔던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 가운데 가장 높다.
하지만 인근 아파트 시세가 3.3㎡당 1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84㎡ 기준으로 10억원 안팎의 시세차익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1년 준공한 인근 '청담자이' 전용면적 82㎡는 지난 6월 32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같은 면적대 매물 호가는 34억원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임에도 전매제한 3년만 있을 뿐 실거주 의무가 없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주택법 시행령에 따르면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싸면 실거주 의무를 적용하지 않는다. 실거주 의무가 없는 만큼 청약에 당첨된 뒤 바로 전세를 놓아 보증금으로 분양대금을 치를 수 있다.
여기에 한강 조망과 우수한 교육 환경도 누릴 수 있다. 도보권에 봉은초·봉은중이 있고, 경기고·영동고 같은 명문 학군과 대치동 학원가도 가깝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 초역세권에 위치하며, 인근에 올림픽대로·동부간선도로·영동대로 등 광역 교통망도 잘 갖춰져 있다. 청담근린공원과 봉은사 등 녹지와 공원이 풍부하다.
롯데건설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을 적용한 단지다운 설계도 눈에 띈다. 서울시 '우수디자인 공동주택'으로 선정되며 발코니 삭제 의무가 면제, 실사용 면적이 넓어졌다. 9300여㎡ 규모로 조성한 대규모 커뮤니티는 실내수영장·사우나·실내골프클럽·피트니스클럽·경로당·청소년도서관·게스트하우스 등을 갖췄다. 한강을 볼 수 있는 34층에서 작은 도서관도 운영한다.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롯데건설이 지난 6일 문을 연 청담 르엘 사이버모델하우스 방문자는 오픈 사흘 만에 2만명을 돌파했다.
다만 자금조달 방안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투기과열지구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50%다. 통상 신축 아파트 계약금이 분양금액의 10% 정도인 것과 달리 청담 르엘은 20%로 책정돼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강남권 수요와 많은 시세 차익 등을 고려할 때 청담 르엘의 청약 당첨가점 합격선은 74점이 될 것"이라며 "서울에 2년 이상 주소지를 뒀다면 추첨제를 노리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74점은 5인 가구가 15년 이상 무주택으로 있어야 나올 수 있다.
박 대표는 "투기과열지구에 계약금이 20%인 것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적어도 계약 금액의 30% 상당 여유자금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청담 르엘은 이달 1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0일 1순위 해당지역, 23일 1순위 기타지역, 24일 2순위 해당·기타지역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오는 30일, 계약은 10월 14~16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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