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BO 신인 드래프트] 전주고 정우주 vs 덕수고 정현우→배찬승·박준순 행방...관전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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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기자
입력 2024-09-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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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KBO 신인드래프트 사진KBO
2025 KBO 신인드래프트 [사진=KBO]

한국 프로 야구를 이끌어갈 새싹들은 누구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2025 KBO 신인 드래프트를 개최한다. 지명 순서는 지난해 순위의 역순으로 진행되며 총 11라운드까지 진행된다. 드래프트 라운드마다 키움-한화-삼성-롯데-KIA-두산-NC-SSG-kt-LG 순서로 지명한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고교 졸업 예정자 840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286명, 얼리 드래프트 신청자 56명,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등 기타 선수 15명까지 총 1197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드래프트 시작 전부터 강속구를 뿌리는 선수들이 쏟아지며 '역대급 투수팜'이라고 불리고 있는 가운데,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를 살펴봤다.
 
'정정대전'...전주고 정우주 vs 덕수고 정현우 1순위 주인공은 누구?
전주고 투수 정우주가 투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주고 투수 정우주가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KBO 신인 드래프트는 '정정대전'이라고 불린다.

최고 시속 150㎞ 중반에 달하는 강속구를 뿌리는 전주고 투수 정우주와 '좌완 파이어볼러' 정현우가 키움 히어로즈의 전체 1순위 지명을 놓고 다툰다.

정우주는 간결한 폼에서 나오는 구속 유지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야말로 최고 시속 160㎞에 도전할 수 있는 재목이라는 평가다. 다만 아직 제구력이 다소 흔들리는 부분은 약점으로 꼽힌다. 경기마다 기복이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반면 정현우는 경기 운영 능력이 강점이다. 덕수고의 에이스 투수로서 빼어난 제구력을 선보인다. 여기에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다. 최고 시속 152㎞를 던진 이력이 있는 왼손 투수다.

현재 야구계에서는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의 선택이 정현우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왼손 타자가 많은 KBO리그에서 왼손 투수의 가치는 그야말로 상상 이상이다.

만약 키움이 정현우를 선택한다면, 자연스레 2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한화 이글스는 정우주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정우주가 한화의 지명을 받을 시 문동주-김서현-정우주로 이어지는 무시무시한 '파이어볼러 트리오'가 탄생한다.
 
3순위 삼성 선택 관건...'로컬 보이' 대구고 배찬승 or '폭풍 성장세' 광주일고 김태현
 
배찬승 [사진=JTBC '최강야구' 방송화면 갈무리]
대구고 투수 배찬승 [사진=JTBC '최강야구'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 8일 막을 내린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U18)의 최고 스타는 대구고 투수 배찬승이었다.

배찬승은 최고 시속 150㎞가 넘는 직구와 각이 살아있는 슬라이더를 통해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지난 7일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3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잡아낸 장면은 야구 팬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사실 배찬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2025 드래프트 최대어'로 불렸다. 지난해 열린 U18 야구 월드컵에서는 충암고 투수 박건우, 강릉고 포수 이율예와 함께 1학년 위의 선배들과 대표팀에 뽑혔다.

하지만 올해 초 배찬승은 다소 부진했다. 이에 최대어 자리를 정현우·정우주에게 내주며, 5순위 이내 지명도 쉽지 않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배찬승은 드래프트 지명을 앞두고 분전했다. 점점 자신의 기량을 회복하며, 진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더욱이 3순위 지명권을 가진 팀은 대구를 연고로 하는 삼성 라이온즈다. 삼성은 '로컬보이' 배찬승을 누구보다 많이 지켜봤을 팀이다.

변수는 광주일고 투수 김태현이다. 1년 유급한 김태현은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U23 야구 월드컵 대표팀에 뽑혀 맹활약 중이다. 최고 구속에서는 배찬승에게 뒤지지만, 높은 회전 수를 바탕으로 한 직구 구위와 디셉션(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에서 배찬승보다 높은 평가를 듣고 있다. 시즌 초 크게 주목받지 못한 김태현은 어느덧 3순위를 다투는 대형 투수로 성장했다.

왼손 투수인 배찬승과 김태현이 각각의 장점을 무기로 3순위를 다투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된다. 
 
'야수 최대어' 덕수고 박준순의 행방은?
KBO 드래프트는 주로 '투수들의 축제'로 꼽힌다. 투수 자원이 항상 부족한 KBO리그에서 유망한 투수들이 대거 1라운드에 뽑힌다. 그렇기에 더욱 주목 받는 게 '야수 최대어'의 행방이다.

지난해 열린 2024 KBO 드래프트에서는 SSG 랜더스 내야수 박지환(당시 세광고)이 유일하게 야수 중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올 시즌 박지환은 빠르게 1군 무대에 적응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터트리고 있다.

올해 야수 최대어로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이 꼽힌다. 올 시즌 팀의 2관왕(신세계 이마트배, 황금사자기)을 이끈 그는 2대회 모두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그만큼 매서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강속구 투수가 쏟아졌기에 오히려 '야수 최대어' 박준순의 가치는 더 높아졌다. 박준순을 1라운드에 지명하고도 2라운드에서 좋은 투수를 수급할 수 있다는 이유다. 또한 기량이 뛰어난 투수들에게 매서운 타격을 입증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좋은 콘택트 능력과 준수한 파워, 빠른 발까지 갖춘 박준순은 이미 고교 시절 큰 경기에 강한 선수라는 것까지 증명했다. 스타성은 이미 충분한 상태다. 

투수 강세 속 유일한 야수 1라운드감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박준순은 어느 팀으로 향할까. 걸출한 투수들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한 박준순이기에, 그가 프로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더욱 기대가 모인다.
'2관왕' 덕수고 vs 전주고, 몇 명이나 지명될까
전주고 정우주가 지난 7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슈퍼라운드 2차전 직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전주고 투수 정우주(왼쪽)가 지난 7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슈퍼라운드 2차전 직후 대표팀 동료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올 시즌 고교 야구는 덕수고와 전주고가 양분했다. 덕수고와 전주고(청룡기·봉황대기)는 각각 2개 대회를 제패하며 2관왕에 올랐다. 그렇기에 두 학교에는 지명권으로 여겨지는 선수들이 많다. 그만큼 선수층이 두껍다.

덕수고는 이번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무려 3명의 선수를 배출할 가능성이 크다. 정현우, 박준순에 이어 덕수고 투수 김태형이 그 주인공이다. 김태형 역시 5순위 이내 지명이 유력하다고 예측된다. 여기에 청소년 대표팀 유격수인 배승수도 거론된다. 박준순, 배승수와 함께 덕수고 내야 수비를 책임진 우정안도 후보다. 

전주고도 만만치 않다. 정우주를 포함해, 청소년 대표팀 투수 이호민도 지명이 유력하다. 포수 이한림, 외야수 서영준, 내야수 최윤석 역시 무난히 지명될 수 있다는 평가다.

올 시즌 2관왕을 달성하며, 쾌조의 성적을 낸 양 팀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최다 프로 지명 배출 학교'로도 등극할 수 있을까. 
 
'드래프트 핵' 키움, 3라운드 이내 지명권만 무려 6장
이번 드래프트의 키는 키움이 쥐고 있다. 트레이드를 통해 추가 확보한 지명권이 무려 3장이다. 그 3장이 상위 지명으로 여겨지는 3라운드 이내라 더욱 무섭다.

키움은 김휘집을 NC 다이노스에 내주고 이번 드래프트 1라운드와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왔다. 또한 SSG에 이지영을 사인 앤 트레이드하며 3라운드 지명권까지 얻었다.

3라운드까지 무려 6명의 선수를 지명하는 키움은 4라운드 1순위 지명권도 가졌다. 톱31의 선수 중 7명이나 뽑을 수 있다.

지난해에도 키움은 3라운드까지 6명의 선수를 호명했다. 사실상 리빌딩 버튼을 제대로 누른 키움으로선 드래프트의 성과가 절실하다. 이미 김하성(2014년도 2차 3라운드), 이정후(2017년도 1차 지명), 김혜성(2017년도 2차 1라운드), 안우진(2018년도 1차 지명) 등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재미를 본 키움은 소위 '키워서 쓰기'를 가장 잘하는 팀이다. 다수의 지명권을 확보했기에 더 과감한 지명도 가능하다. 이번 드래프트 키움의 선택에 따라 타 팀의 전략이 요동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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