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축구협회(CFA)가 과거 산둥 타이산에서 뛴 수원 FC 미드필더 손준호에게 영구 제명 징계를 내렸다.
중국 국가체육총국과 공안보는 10일 중국 프로 축구리그(슈퍼리그·CSL)에서 불거진 불법 도박, 승부조작 사건의 특별 시정 조치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징계 대상자에 포함된 축구계 종사자는 산둥에서 뛴 손준호를 포함해 총 61명이었다.
앞서 손준호는 지난해 5월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를 받아 구금된 바 있다.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는 정부 기관을 제외한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직무상 편의를 위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하는 것을 뜻한다. 이에 손준호가 산둥에서 뛰며 승부 조작에 가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올해 3월 석방된 손준호는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 소속팀 수원FC와 계약을 맺었다.
CFA는 각 협회와 축구 구단에 공문을 보내며 손준호의 징계 처분을 알렸다. 이들은 "사법기관에 따르면 산둥에서 뛰었던 손준호는 부당 이득을 도모하기 위해 부정거래, 승부조작, 불법 수익에 가담해 스포츠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하고 스포츠정신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이어 "CFA 규율위원회는 '중국축구협회 규율준칙' 제 2조, 제5조, 제73조, 제74조, 제111조 및 '중국축구협회 도덕과 공평 경기위원회 업무규칙(시행)' 등의 규정에 근거해 다음과 같은 처벌을 내렸다. 손준호는 평생 축구와 관련해 어떤 활동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모든 종사자는 이 사례를 거울 삼아 자신을 깨끗이 하고 부당이득의 유혹을 단호히 배격하며, 공평하게 경쟁하는 경기장 환경을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손준호 측 관계자는 OSEN을 통해 "황당하다. 빠르게 대응하겠다. 우리 측 공식 입장을 밝히는 자리를 최대한 빨리 가지겠다"며 CFA 징계 결정에 반발했다.
CFA가 손준호를 향해 '영구제명'이라는 철퇴를 내린 가운데, 향후 손준호 측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편 손준호의 승부 조작 가담 논란에 CFA가 내린 '영구제명' 징계는 대표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부임 후 첫 번째 국가대표 명단을 발표하면서 손준호는 배제해 눈길을 끌었다. 홍 감독은 손준호를 뽑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계속 지켜보고는 있지만, 아직 중국에서 뛰던 시절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 앞으로 우리가 CFA의 문의를 거쳐서 해야 할 부분이다. 리스크가 조금은 있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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