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불확실성으로 중소형 증권사 신용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분기 영업실적이 부진했던 증권사 중심으로 신용등급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한화투자증권,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SK증권, 상상인증권, 카카오페이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모두 자기자본 2조원 미만인 중소형사다.
상반기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대형사 9개 중 7개는 작년 상반기 대비 순이익이 증가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실적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
영업적자를 기록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부분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 부담 때문에 영업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형사들의 분기별 대손부담 현황을 살펴보면 작년 4분기 충당금 순전입액은 총 3914억원, 올해에는 1분기 총 1945억원, 2분기 3163억원을 기록했다. IB 수익 대비 비율을 살펴보면 최근 세 분기 동안 119%, 59%, 102%로 대손 부담이 지속됐다.
대형사는 작년 4분기 1조6623억원(154%), 올 1분기와 2분기 각각 532억원(5%), 762억원(6%)으로 대손부담이 급격히 줄었다.
부실자산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분기보다 대부분 늘었다. 한화투자증권 4.6%(2.3%포인트↑), IM증권 12.5%(4.1%포인트↑), SK증권 7.9%(2.3%포인트↑), 상상인증권 5.8%(3.0%포인트↑) 등이며 대부분 2.3~4.1%포인트 올랐다.
재무 부문이 악화되며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현재 수익성이 악화된 증권사의 신용등급(선순위 회사채 기준)은 한화투자증권(AA-, 안정적), IM증권(A+, 안정적), SK증권(A-, 안정적), 우리투자증권(A+, 안정적) 등이다. 다올투자증권은 기업어음 기준 A2, 상상인증권은 채무불이행 가능성 기준 BBB(안정적) 등급으로 평가됐다.
신용등급은 기업이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발행할 때 발행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회사채는 최상등급이 AAA+고, AAA부터 BBB 등급까지가 투자에 적격한 등급으로 분류된다. 증권사 신용등급은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에 중요한 잣대가 된다.
오지민 한국신용평가 금융1실 수석연구원은 “2분기 건전성 지표가 저하됐으나 3분기 이후 사업성 평가 및 정리 추진에 다라 건전성 지표 저하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업체별 충당금 적립 수준과 부동산 금융의 양적 부담, 질적 구성 등에 따라 대손 부담과 건전성 저하 수준이 차별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 업황이 비교적 나아지면 실적이 개선되면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충당금 부담이 일정 부분 해소돼 하반기 양호한 실적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부동산 PF 업황 자체도 회복세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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