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아시아개발은행(ADB) 차기 총재 후보로 간다 마사토 내각관방참여(총리 어드바이저)를 지명한다고 공식 표명했다. 간다 참사관은 최근까지 재무성 재무관을 역임하며 일본의 환율 정책을 지휘해 온 인물이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이날 내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방침을 밝히면서 "각 회원국에 간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ADB총재는 회원국의 투표로 선출되며, 과반수 획득 등이 선출 조건으로 되어있다.
간다는 2021년 7월부터 2024년 7월 말까지 재무관으로 일하면서 임기 3년 동안 역사적인 엔화 약세 속에 2022년 9월 약 24년 만에 엔화를 매수하고 달러화를 매도하는 개입을 지휘했다.
스즈키 재무상은 간다에 대해 "국제적인 합의 형성과 국제기구 운영 경험이 풍부하고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어 ADB 총재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ADB 차기 총재 후보로 간다를 내정한 일본 정부는 아시아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중국이 후보를 내세울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ADB의 세 번째 출자국이다. 출자 비율은 설립을 주도했던 일본이 미국과 함께 15.6%로 가장 높고, 그다음이 중국(6.4%), 인도(6.3%), 호주(5.7%) 순이다.
필리핀 마닐라에 본부를 둔 AD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개발과 협력을 촉진할 목적으로 1966년 설립된 국제금융기관으로, 현재 한국을 포함해 68개 국가 및 지역이 가입해 있다.
일본은 ADB가 출범한 이래 10대 총재인 아사카와를 포함해 총재직을 독점해 왔다. 일본이 미국과 함께 ADB의 최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관리 출신들은 세계은행(WB), 유럽 관리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맡는다.
현 ADB 총재는 아사카와 마사쓰구로, 임기는 2026년 11월까지지만 2025년 2월 23일자로 사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아사카와는 일본 재무부 출신으로 2019년 7월까지 역대 최장 기간인 약 4년간 재무관을 지냈으며, 2020년 1월 ADB 총재로 취임해 현재 2기째를 맞고 있다.
총재 재임 기간 동안 빈곤 감소를 위해 저소득 국가에 무상으로 개발 자금을 제공하는 아시아개발기금(ADF)의 증액을 추진했으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대에 대한 대응책 마련 등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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