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물가지표 공개를 하루 앞두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주요 대형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 주가가 5% 넘게 급락했다. 기술주 위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테슬라는 4.5% 넘게 급등하고 엔비디아도 1.5% 상승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2.63포인트(0.23%) 하락한 4만736.96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4.47포인트(0.45%) 오른 5495.52로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1.28포인트(0.84%) 상승한 1만7025.88을 기록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이날 국제 유가가 폭락한다는 소식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장중 증시도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S&P500지수는 한때 -0.54%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나스닥지수도 -0.49%까지 밀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96달러(4.31%) 폭락한 배럴당 65.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1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두 달 만에 주요국 원유 수요 전망치를 낮춘 것이 투매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종목별로는 기술주가 상승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1.53% 올랐고 AMD와 마이크로소프트(MS)도 각각 3.39%, 2.09% 뛰었다. 전날에도 엔비디아는 3.54% 급등했었다.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 이후 연일 급락하자 유명 투자은행들이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보고서를 내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최근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굴지의 기업 이외에 세계 각국 정부도 AI 구축에 나서고 있다”며 “엔비디아 전망이 매우 밝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도 엔비디아의 목표가를 상향하고, ‘톱 픽’ 주식으로 선정했다.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과 개선된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11.44% 급등했다.
반면 일부 은행주는 폭락했다. 미국 주요 대형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다.
JP모건체이스는 이날 5.19% 급락하며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날 열린 은행업권 투자자 행사에서 JP모건이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순이자이익(NII)의 내년도 전망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순이자이익은 대출이자로 벌어들인 돈에서 예금이자로 고객에게 지급한 돈을 뺀 수치를 말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다니엘 핀토 JP모건체이스 총괄사장은 “NII추정치가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며 “연준이 앞으로 몇달 안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으로 인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24개 기업으로 구성된 KBW 은행 지수도 1.84%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도 카드 사업과 대출 포트폴리오를 매각함에 따라 3분기 세전 손실이 4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여파에 이날 주가가 4.39% 급락했다. 신용카드대출업체 캐피털원 파이낸셜도 3.23% 하락했다.
248 벤처스의 수석 전략가인 린지 벨은 “은행들이 이번 분기 수익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는 우려에 하락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유가 폭락에 정유주도 흔들렸다. 엑손모빌은 3.64% 떨어졌고 셰브런도 1.48%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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