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동안 한국 소매시장이 33.3% 성장한 가운데, 온라인쇼핑과 TV홈쇼핑 등 무점포 소매의 성장 속도가 대형마트보다 10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1일, 통계청 소매판매액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소매시장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국내 소매시장 규모는 509조5000억원으로, 2014년의 382조3000억원에 비해 33.3%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동안 매년 2%에서 4%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특히 온라인쇼핑과 TV홈쇼핑 등 무점포 소매가 12.6%, 편의점이 10.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반면, 슈퍼마켓은 1.5%, 대형마트는 1.2%로 평균 성장률인 3.2%를 밑돌며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와 디지털 경제로의 빠른 전환이 무점포 소매와 편의점의 성장을 이끌었으나, 대형마트는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증가, 영업 규제 장기화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이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형마트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제한된 운영과 소비 패턴 변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온라인 쇼핑의 성장은 두드러졌다. 지난해 소매 판매액에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31.9%로, 2017년의 17.3%에서 84.8%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가구가 34.2%로 가장 높은 온라인 쇼핑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컴퓨터·가전·전자·통신기기가 33.0%, 서적·문구가 31.5%, 신발·가방이 30.6%, 화장품이 25.3%, 의복이 23.8%로 뒤를 이었다. 특히 음식료품의 온라인 점유율은 2017년 7.1%에서 2023년 18.5%로 크게 증가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대면 소비가 제한되면서 온라인 식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고, 새벽배송 서비스의 확산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음식료품의 온라인 점유율이 낮아 추가 상승 여력도 크다”고 분석했다.
업태별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무점포 소매의 점유율은 2014년 11.8%에서 2023년 25.7%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편의점은 3.3%에서 6.1%로 확대됐고, 면세점도 2.2%에서 2.7%로 증가했다. 반면, 전문 소매점은 50.8%에서 36.9%로 감소했으며, 대형마트는 8.7%에서 7.2%로 줄어들었다. 슈퍼마켓과 잡화점의 점유율도 15.6%에서 13.4%로 감소했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각각 -13.5%와 -13.7%로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지방 상권과 오프라인 업태의 쇠퇴를 막기 위한 정책 개발과 대형마트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는 규제 완화와 함께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정부가 올해 하반기에 발표할 유통산업 발전방안에 향후 10년간의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지원책이 포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