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24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8만4000명이 줄었다. 같은 통계의 2013년 산업분류 변경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 수는 12만3000명이 늘며 두달 연속 10만명을 웃돌았지만 유독 건설업 고용은 한파의 강도가 거세지는 모습이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올 5월 4만7000명이 줄며 감소세로 전환한 이후 6월 6만6000명, 7월 8만1000명, 지난달 8만4000명으로 매월 감소 규모가 커지고 있다.
구직급여(실업급여)를 신청하는 건설업 근로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고용노동부의 '2024년 8월 고용행정 통계로 보는 노동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말 기준 전체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44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2만명 늘어났다. 그러나 건설업 부문 고용보험 가입자는 1년 전보다 1만3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8월부터 13개월 연속 가입자가 줄어드는 추세다.
건설업의 임금체불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진보당 윤종오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 임금체불 금액은 4362억56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437억6700만원 늘어났다. 임금체불 접수건수는 4만7884건으로 1만299건 급증했다.
문제는 올해 건설 경기가 더욱 악화된 만큼 건설업 종사자들의 임금체불 금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1~6월) 건설업 임금체불 금액은 2477억6700만원에 달한다. 하반기에 상반기와 동일한 규모의 임금체불이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지난해를 웃도는 것이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 7.3조↑…하반기 건설 경기 회복은 요원
건설업 고용 시장의 한파와 달리 부동산 광풍은 멈추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달 정부의 8·8 주택공급 확대방안 발표 이후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다소 줄었지만 KB와 신한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29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567조735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7조3200억원가량 불었다. 지난달 중순부터 주요 은행들이 시행한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중단, 주택담보대출 한도·만기 축소 등의 조치에도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부동산 광풍에도 건설 경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잇따라 좌초한 데다 신규 수주 가뭄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다. 지난 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8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3.0포인트 하락한 69.2로, 100을 크게 밑돌면서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에 찬바람이 불면서 내수도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통상 건설경기가 부진하면 내수 회복이 늦어지는 것으로 분류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경제동향을 통해 건설 투자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건설투자 선행지표의 누적된 부진을 감안할 경우 당분간 건설 관련 고용도 부진을 계속하면서 내수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건설업 취업자가 지난달보다 증가한 것을 강조한다. 실제로 8월 건설업 취업자는 2만3000명(계절조정 기준) 늘어났다. 계절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건설업 취업자가 늘어난 것은 7개월 만에 처음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4분기 민간에서 대형 공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하반기 건설업 취업자가 늘어난 기저효과 영향으로 전년 대비 취업자수가 감소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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