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재정의 허상] 허리띠 조였지만 나랏빚은 차곡차곡…재정건전성은 오히려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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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락·김성서 기자
입력 2024-09-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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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수펑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랏빚이 쌓이는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속적인 감세로 세수 감소가 누적돼 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오히려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수순으로 가는 것"이라며 "현 상황은 세입 기반을 확충하고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하 교수도 "정부는 감세 정책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세수 확충을 위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높아지더라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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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중앙정부 채무 1159.3조…GDP 대비 국가부채 2028년 50.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수펑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랏빚이 쌓이는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지출 억제보다는 세수 확충을 위한 노력이 최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기획재정부의 재정동향 9월호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 잔액은 1159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보다 13조4000억원, 지난해 말보다 66조8000억원 각각 불어난 것이다. 수입은 감소하는 반면 지출이 늘면서 중앙정부 채무가 쌓이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나랏빚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재부가 2025년 예산안과 함께 발표한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내년 국가채무는 1277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후 국가채무는 2026년 1353조9000억원, 2027년 1432조5000억원, 2028년 1512조원으로 규모가 더 커진다.

이는 지난해 편성한 중기 재정운용계획상 예측보다 국가채무 규모가 확대되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는 국가채무가 2025년 1273조3000억원, 2026년 1346조7000억원, 2027년 1417조6000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간 국가채무는 2025년에 3조7000억원, 2026년 7조2000억원, 2027년 14조9000억원씩 더 늘게 된다. 

국가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도 높아진다. 올해 47.4%인 GDP 대비 국가채무는 2026년 49.1%를 기록한 뒤 2027냔 49.8%, 2028년 50.5%로 상승할 전망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가채무는 금액보다 GDP 대비 비율이 중요한데 50%라는 숫자가 이례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며 "올라가는 속도가 너무 부담되지 않고 지속가능한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재정건전성 위해 지출 억제 선택…"세입확충 최우선" 지적
정부는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지출 억제를 선택했다. 내년 예산안에서 24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총지출 증가율도 3.2%에 그치면서 지난해(2.8%)에 이어 2년 연속 3% 안팎의 증가율을 유지했다. 2024~2028년 평균 재량지출 증가율도 1.1%로 묶었다.

하지만 예상만큼 세수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재정 운용에도 한계가 보일 수 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4.6%씩 국세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결손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기 전망이 적중할지는 미지수라는 우려가 나온다.

재정건전성 확충을 위해서는 지출 감소보다 재정 확충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속적인 감세로 세수 감소가 누적돼 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오히려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수순으로 가는 것"이라며 "현 상황은 세입 기반을 확충하고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하 교수도 "정부는 감세 정책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세수 확충을 위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높아지더라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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