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여전히 냉랭한데…미분양 CR리츠 기대감도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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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기자
입력 2024-09-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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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은 25주 연속 상승하고 미분양도 줄어드는 가운데, 지방 부동산 시장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준공 후 미분양도 증가하는 등 여전히 침체기다. 정부는 지방 주택 건설사업 정상화를 위한 핵심 대책으로 '미분양 CR(기업구조조정)리츠'를 이달 중 도입할 예정인데, 정작 업계에서는 실효성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분양 CR리츠는 지방 미분양 문제를 해소할 핵심 대책으로 제시된다. 미분양 CR리츠란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사들인 뒤, 임대로 운영하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 분양 전환해 수익을 내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투자회사를 뜻한다.

최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 이달 중 출시되는 첫번째 CR리츠에 약 5000가구 수요가 있으며, 추후 2차, 3차 리츠도 지속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말 기준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 1만3138가구의 약 40%인 5000가구를 CR리츠로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2009년 미분양 CR리츠를 처음 도입해 미분양 주택 2200가구를 해소한 바 있다. 이후 2014년엔 500가구 미분양을 해소했다. 2009년 CR리츠가 매입한 물량은 2~4년 임대로 운영하다 모두 매각(분양)에 성공했다.

국토부는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취득세율 인하와 한시적으로 종합부동산세 합산을 배제해준다. 상대적으로 조달 금리가 낮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모기지 보증 가입도 허용한다. 분양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 주택건설사업자를 대상으로 HUG 미분양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보증 한도를 내년 12월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미분양 CR리츠 활용이 지방 미분양 등 부동산 침체 해소에 실효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조준현 한국리츠협회 정책본부장은 "리츠 출시를 통해 미분양 해소를 유도하는 것이지 강제성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시장 참여자들끼리 의사가 서로 맞아야 한다. 즉 민간 시행사, 시공사,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투자자들이 합의가 돼야 하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 물량이 해소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리츠 역시 수익실현을 위한 수단임을 감안하면 민간사업자들이 참여할 만한 지방 미분양 주택은 한정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 미분양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제시된 CR리츠 등은 리츠 운영의 기본적 목적이 수익창출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우량사업지를 중심으로 수요·공급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리츠운용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발표된 내용만 보면 미분양 CR리츠는 2009년 첫 도입 당시보다 취득세, 양도세 등 세제 혜택 등이 부족하고 HUG 등 정부의 보증도 파격적으로 적용돼야 한다"며 "결국은 매입 후 재매각해 차익을 남겨야 하는 구조인데, 지방 시장 회복 가능성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결국 지방에서도 비교적 규모가 큰 건설사가 시공한 미분양 주택 등이 우선적으로 몰리고, 영세 시공사 현장은 건드리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분양 CR리츠 규모와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선분양 제도로 공급되기 때문에 지방에 한해 준공 전 미분양 물량도 포함돼야 한다고 본다"며 "5000가구 수요가 있다는 것도 정부에서 물량 범위를 한정해놓은 신호로 보여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현재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장기 미분양이 지속되고 있고 아파트값도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9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3% 오르며 25주 연속 오름세다. 반면 지방은 -0.01% 하락했다. 세종(-0.09%), 대구(-0.07%), 경북(-0.04%), 제주(-0.03%) 등의 하락 폭이 컸다.

국토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만6038가구로, 전월(1만4856가구) 대비 8% 늘어 증가 폭을 키웠다. 이는 2020년 10월(1만6084가구)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7월(9041가구) 이후 12개월 연속 증가세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수도권은 2900가구로 전월 대비 0.3% 늘었고, 서울은 522가구로 0.8% 줄었다. 반면 지방 준공 후 미분양은 1만3138가구로 한 달 새 9.8%(1173가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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