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진작을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압박에 대한 반론이지만 "주택가격의 추세적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겠다"는 메시지도 함께 내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은 12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현재 서울 명목 주택가격이 2021년 고점 대비 90% 수준을 회복했으며 서초구 등 일부 강남 지역은 전고점을 상회한다고 분석했다. 주택시장 위험지수도 7월 기준 1.11로 '고평가' 단계(0.5∼1.5)다.
부동산 시장 과열은 가계부채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과거 네 차례 주택가격 상승기(2001∼2003년·2005∼2008년·2015∼2018년·2020∼2021년) 때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한은은 주택가격 상승이 경기 진작에 도움을 준다는 통상적인 이론이 우리나라에서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되레 집값과 소득 간 괴리가 확대되면 향후 가격 조정 과정에서 금융시장 변동성만 키우고 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종우 통화정책담당 부총재보는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향후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방향을 명확히 전달해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값이 떨어지지 않으면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렵다는 점을 부각하며 과열된 시장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인하 시점에 대한 모호성을 높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창호 통화정책국장은 "주택시장은 금리, 공급, 정책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전망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높아진 가격 수준과 정부 규제 등으로 증가세가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주관한 황건일 금융통화위원도 "금리 인하가 성장과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두 목표의 상충 정도를 최소화하려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거시 건전성 규제의 적절한 조합이 어느 때보다 긴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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