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유럽연합(EU) 가입 이후 수출 주도형 경제 발전을 통해 유럽 제조업 성장을 주도해 온 비셰그라드 4개국(V4)이 최근 유럽 첨단산업의 거점으로 재부상하며 우리나라 신성장 산업의 수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셰그라드 4개국은 △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다.
한국무역협회(무협·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3일 발간한 '유럽 진출의 거점, 비셰그라드 4개국(V4) 수출 유망품목'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전자기기 제조업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어 온 V4 국가들은 팬데믹 이후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육성에 박차를 가하며 현지 수입시장에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최근 한국과 V4 국가 간 경제협력 역시 자동차부품 등 상품무역을 넘어 원전 건설, 방산 협력, 신재생에너지, 항공우주 등 미래 첨단산업 분야로 협력의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보고서는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편 중인 V4 국가의 시장 변화에 주목해 △성장성 △시장성 △잠재성을 고려한 우리 기업의 대(對) V4 수출 유망품목 26개를 선정했다.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대표하는 21개 핵심 산업 중 V4 국가에서 최근 5년 동안 수입이 크게 증가하고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우수한 7개 핵심 산업을 선별한 결과, 바이오헬스‧로봇‧에너지신산업‧차세대반도체‧항공우주‧전기차 등 6개 신성장 산업과 함께 기존 주력산업 중에는 자동차부품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특히 7대 핵심 산업의 세부 유망 수출품목 26개 가운데 산업용 용접기기 로봇, 초음파 영상진단기, 배터리 절연재(격리판), 항공기용 열교환기 등은 우리 기업이 세계적인 수출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지속적인 성장과 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한국과 V4 국가의 교역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23년 기준 대(對) 비셰그라드 4개국 교역 규모는 총 261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 20년(2004~2023년) 동안 양 지역간 교역 규모는 연평균 15% 증가하며, 같은 기간 한국-EU 교역 성장세(연평균 6.3%)를 2배 이상 상회했다.
경제협력과 교역이 확대되면서 비셰그라드 4개국으로 수출하는 국내 기업수도 확대되고 있다. 2023년 기준 V4 국가로 수출 중인 국내 기업은 5871개사로 2019년(5018개사) 대비 약 17% 증가했다.
홍지상 무협 공급망분석팀장은 "한국과 V4 국가는 제조업 중심의 경제협력을 넘어 원전, 무기체계 공동 개발, 공급망 안정화, 지역 안보 등 포괄적인 영역에서 전략적 동반자로 관계가 격상되고 있다"며 "보호무역주의, 지경학적 갈등 고조, 공급망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유럽 첨단산업의 거점으로 부상하는 V4 국가와의 경제협력 및 교역구조를 고도화하고, 포괄적 경제협력 기반의 통상 협력을 전략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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