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중국 수출 통제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가 한국이 이에 굴복하면 안 되며 굴복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거라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3일 사설을 통해 “한국이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기를 권고한다”면서 “미국 압력에 굴복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악의적인 반도체 전쟁과는 대조적으로 중국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 윈윈 로드맵을 모색해 왔다”며 ”양국(한국과 중국) 간 경제적 보완성을 활용하기 위해 한국은 미국 수출 제한과 디커플링 추진의 인질이 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공급과 수요 상황에 충격을 줌으로써 결국 한국 HBM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쳐 수출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며 “직접적인 결과는 한국 반도체 회사가 HBM 관련 사업에서 덜 이익을 낼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에 대해서는 “전략적 이기심을 위해 한국 기업에 매출과 이익을 희생하도록 강요한다면 한국 기업에서 직접 돈을 훔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0일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워싱턴DC 헤이애덤스 호텔에서 한국 무역안보관리원이 연 '2024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HBM이 자국과 동맹국에 공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테베즈 차관은 특히 HBM을 언급하며 " 세계에서 HBM을 만드는 기업이 3곳(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인데, 그중 2개 기업이 한국 기업"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중국은 최첨단 GPU를 개발할 수 있는 도구(HBM) 등을 구현할 수 없다"며 "중국의 역량이 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HBM의 대중국 수출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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