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인 신용카드 이용 금액이 눈에 띄게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업종에서 경기 침체 조짐이 폭넓게 나타나면서 기업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올해 5월 법인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총 18조4800억원이다. 지난해 5월(19조777억원)보다 3.5% 감소했다.
월별 법인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지난 1월 16조286억원, 2월 15조6814억원, 3월 16조1603억원, 4월 17조2947억원 등으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5월에도 18조4900억원으로 전월 대비 늘었으나 전년 동월보다는 6000억원 이상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감을 보면 1월 6.8%, 2월 7.5%에 이어 3월 -4.0%로 감소 전환했다. 4월 -1.6%, 5월 -3.5% 등으로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개인 신용카드 이용 금액이 1월 9.1%, 2월 6.3%, 3월 3.6%, 4월 5.7%, 5월 4.1% 등으로 전년 동월보다 꾸준히 증가한 것과도 대조된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는 2분기(4~6월)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2022년 2분기(-0.2%)부터 시작해 9분기 연속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데다 그 감소폭도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4.5%)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크다.
소매판매액지수는 경제 주체의 실질적인 재화 소비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백화점, 대형마트는 물론 슈퍼마켓, 전문소매점 판매액을 조사한 결과로 내수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다. 불변지수는 물가 상승 영향을 제거한 값이다.
가계 소득에서 지출을 뺀 가구 흑자액(실질 기준)도 지난 2022년 3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8개 분기 연속으로 줄고 있다. 가계의 살림살이가 점점 더 팍팍해져 소비에 추가적인 악재로 작용하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9일 발표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수출 호조에도 소매판매와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는 등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며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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