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해 생산·관리 원가절감하는 글로벌 석유기업들...'K-AI칩'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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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4-09-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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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람코, 엔비디아 슈퍼컴퓨터 활용해 시추 사전 분석

  •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 국산 AI칩에도 큰 관심

  • GS칼텍스·에쓰오일도 AI 디지털전환...석유원가 배럴당 5달러↓ 전망

아흐마드 알코와이테르 아람코 부사장 사진아람코
아흐마드 알코와이테르 아람코 부사장이 글로벌 AI 서밋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아람코]

중화학 산업인 석유·정유업체들이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 기술을 적극 활용해 석유 시추량과 정제량을 늘리면서 생산비용은 줄이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업체들이 AI·슈퍼컴퓨터로 더 많은 석유를 생산·공급하게 되면서 향후 기름값 생산원가가 하락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7일 석유·정유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와 브라질 국영 석유사 페트로브라스는 AI와 슈퍼컴퓨터를 적극 활용해 석유 매장량을 분석하고 시추·정제에 들어가는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아람코는 AI·슈퍼컴퓨터 도입과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기존 AI·슈퍼컴퓨터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엔비디아의 대안으로 한국산 AI 반도체에 주목하고 있다.

아람코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글로벌 AI 서밋(GAIN)' 행사를 개최하고 생성 인공지능(AI)과 산업용 사물인터넷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솔루션을 석유·정유 사업 전반에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담은 '디지털 발전 추진 이니셔티브'를 공개했다.

계획에 따라 아람코는 중동 최초로 AI용 슈퍼컴퓨터를 도입한다.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의 슈퍼컴퓨터와 유체역학 분석 AI, 생성 AI 등을 적극 활용해 원유 시추를 위한 계획과 지질 데이터를 사전에 분석한다. 구체적으로 AI를 활용해 탄성파 자료를 분석해 최적의 시추 위치를 찾고 신규 유망구조를 도출할 계획이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비싼 GPU의 대안으로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 국내 AI 팹리스의 AI칩을 도입하기 위한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퓨리오사AI는 최근 SK하이닉스의 HBM3(4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D램을 탑재한 차세대 AI칩 '레니게이드' 샘플칩을 아람코에 전달한 바 있다. 리벨리온도 삼성전자의 HBM3E(5세대) D램을 탑재한 차세대 AI '리벨' 샘플칩이 나오면 아람코에 전달할 계획이다. 

아람코가 두 회사의 AI칩을 활용해 슈퍼컴퓨터나 AI칩 클러스터를 구축하면 국산 AI칩의 첫 대규모 해외 수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아람코는 이와 함께 석유·정유 산업에 AI, 로봇, 드론, 전기차 등을 결합하기 위한 4차산업혁명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시추공과 생산시설에 있는 300만여개의 사물인터넷 센서에 AI를 적용해 장비 오작동을 사전 예측하고 사고 리스크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페트로브라스는 지난해부터 분석 AI 실행을 위한 슈퍼컴퓨터를 연이어 도입했다. AI로 최적의 시추위치를 찾기 위함인데, 페트로브라스의 슈퍼컴퓨터 도입으로 브라질은 영국, 캐나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슈퍼컴퓨터 중견국가로 도약했다.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는 AI 기반 분석 시스템 '뉴런 5'를 개발해 시추공 등에 적용하고 있다. 이는 AI로 장비 내 센서가 수신한 압력, 온도, 진동 등 데이터를 분석하고 장비 성능을 모니터링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장비를 가동·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적의 환경을 예측 조성할 수 있다. 공사응 뉴런 5를 통해 시추공 개발·생산 장비 중단을 50% 줄이면서, 사전에 계획한 유지·보수 간격을 20%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뉴런 5를 석유 시추·생산(업스트림)뿐만 아니라 운송·판매(다운스트림)까지 전 분야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국내 정유업체들도 석유·정유 산업에 AI를 도입하는 글로벌 흐름에 맞춰 AI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GS칼텍스는 강도 높게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2030년까지 1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둔다는 목표를 세웠다. 원유를 수입·정제하는 기존 산업을 필두로 디지털 전환(DX)을 전 밸류체인(가치사슬)에 도입함으로써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원유를 끓여서 제품을 만드는 가열로에 실시간 센서 모니터링 기술을 적용해 시설을 관리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또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고체 부산물인 코크의 양을 AI로 실시간 예측함으로써 대응 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에쓰오일(S-OIL)도 분산 관리·운영하던 센서를 하나로 모아 통합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구축하고, AI로 데이터를 분석해 유지·보수 비용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렇게 AI가 석유 생산성 향상과 운영 관리 비용 절감에 활용되면서 국제 유가를 떨어뜨리는 데 기여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AI 도입으로 석유회사 생산성이 25% 향상되면 생산에 필요한 최소 비용이 배럴당 5달러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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