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유럽 자동차 산업의 중심인 독일에서 최근 석 달 동안 전기차 관련 호실적을 거뒀다. 상용 자동차 판매 확대를 토대로 유럽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상황에서 등록대수 기준으로 5위 내에 포함되는 성과를 냈다.
17일 자동차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6∼8월 독일에서 전기차 신규 등록대수 8638대를 기록하며 완성차 업체 기준으로 5위를 차지했다.
클린테크니카는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이 발표한 자동차 신규 등록대수를 자동차 제조업체별로 분류해 보도했다. 독일에 공장을 두고 있지 않은 외국 업체 중에선 현대차그룹이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성과는 간판 전기차 '아이오닉5'가 견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오닉5는 올해 6∼8월 독일에서 3242대가 신규 등록됐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 자동차 시장은 아직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택시 등 상용 자동차 시장은 빠르게 전기차로 전환되고 있다"며 "아이오닉5는 테슬라 모델3 대비 우수한 주행거리와 저렴한 가격 정책으로 독일 상용차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신규 등록대수 1~3위는 폭스바겐(3만4074대), BMW(1만3812대), 메르세데스-벤츠(1만84대) 등 독일 자동차 3사가 나란히 차지했다. 이어 독일에 생산 공장이 있는 테슬라가 9488대로 4위를 기록했다.
6~8위는 스텔란티스(7284대, 피아트 포함), 상하이기차(6469대), 지리자동차(5292대) 순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업계에선 독일 정부가 최근 폭스바겐 사태를 수습하면서 내연기관의 전기차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전기차 세액공제를 일부 부활한 점이 현대차·기아의 현지 전기차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하고 있다.
독일 3당 연립정부는 지난 4일 기업이 전기차를 구입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각료회의에서 의결했다. 세액공제는 지난 7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구입한 전기차에 적용된다. 렌터카와 리스 등을 목적으로 할부금융회사가 전기차를 구매하는 경우에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한편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을, 기아는 소형 전기차 EV3를 각각 올해 유럽에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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