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로 금융 당국이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 규제 강화 논의에 돌입하면서 증권가의 수혜주 찾기 움직임도 분주하다.
17일 규제 당국에 따르면 작년 개정된 전자금융거래법에서 위임한 선불충전금 보호 의무 이행방법, 의무등록 대상 선불업 범위 등을 구체화한 법 시행령이 이달 15일부로 시행됐고, 금융위원회가 공청회를 열어 티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마련한 'PG 제도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국회에 제출한다.
증권가에선 개정된 전자금융거래법과 시행령으로 헥토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헥토파이낸셜', NHN KCP, KG이니시스 등 PG사의 신사업 기회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에서 결제와 정산 업무를 수행하고 수수료를 받는 PG사는 KCP, KG이니시스 등 카드사와 직접 계약을 맺고 '대표가맹점'으로서 결제·환불·취소 업무를 수행하는 '1차 PG사'와 티몬·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가 겸업으로 입점업체(가맹점)에 정산 업무를 수행하는 '2차 PG사'로 나뉘었다.
이 구조에선 물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결제를 한 돈은 카드사, 1차 PG사, 2차 PG사를 거쳐 가맹점에 정산이 이뤄지는데, 1차 PG사가 이커머스 업체에 2~3일내로 정산한 대금이 2차 PG사인 이커머스 업체에 60~70일 묶여 있다가 가맹점에 정산돼 가맹점의 위험 부담이 컸고 결국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이 문제가 드러났다.
15일 시행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주요 내용은 '선불전자지급업자' 의무 요건 강화와 1년 유예된 '대표가맹점 PG 등록' 의무화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암암리에 선불업 혹은 PG 정산업무를 수행하던 사업자들은 이제 라이선스를 직접 취득하거나 타사에 대행을 맡겨야 한다"며 "직접 라이선스 취득 시 강화된 규제로 감수해야 할 부분이 많기에 대행업 수요 증가를 예상하며 이는 선불업·PG라이선스를 모두 보유한 PG사가 신규 사업기회로 삼을 만하다"고 전망했다.
윤 연구원은 헥토파이낸셜을 결제업 최선호주로 꼽았다. 다양한 지급수단 결제와 정산 업무를 수행하는 현 상황에 가장 부합하고 은행과 20년 넘게 계좌 영업을 진행해 왔기에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췄으며 재무 안정성이 높게 평가됐기 때문이다. 그는 이 회사의 은행 계좌관련 결제·지급업무가 매출총이익 52%를 차지해 안정적 매출을 보장하고 진입 장벽이 높아 경쟁사 위협 우려가 적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반기부터 헥토파이낸셜이 해외 PG사(PSP)를 대상으로 하는 정산, 선불업과 PG업 대행 수수료 인식을 가시화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 이를 온기 반영한 높은 성장세를 확인 가능하고 토큰증권상장(STO) 관련 열매컴퍼니의 조각투자 결제서비스 사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법령 개정에 따라 식음료(F&B) 업종 프랜차이즈 등 전자쿠폰을 발행하는 기업들은 선불업 라이선스를 확보하거나 라이선스를 보유한 기업에 대행 서비스를 위탁해야 하는데, 이미 라이선스를 갖췄고 선불 충전용 결제수단을 모두 보유한 헥토파이낸셜 같은 기업이 유리하다"면서 "전금법 시행으로 헥토파이낸셜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티메프 사태 관련 환불 절차를 밟고 있는 KG이니시스와 NHN KCP도 전금법 개정안 관련 사업 기회는 있지만 당장 수혜주로 바라볼 수 있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NH투자증권은 두 업체에 대해 "단기적 실적 하락은 불가피하나 보유 가맹점 및 재무상황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며 "국내외에서 인지도가 높고 모회사가 든든한 우량 PG사이기에 중장기적 투자심리 개선을 기대한다"고 했다.
KG이니시스는 티매프 사태 관련 중소형·호스팅, 여행·항공·티켓 상품의 위험노출액이 높아 가맹점 거래대금 감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다만 윤 연구원은 "연결기준 실적에서 전자상거래 부문 실적 하락을 상반기 계열사 사업호조로 상쇄 가능한 수준"이라면서 "선불업과 PG 라이선스를 모두 보유하고 있고 향후 전금법 개정안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NHN KCP의 경우 안정적 이익 구조는 긍정적으로 평가되나 사업구조의 약점을 타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티메프 사태 관련 손실과 가맹점 거래액에 의존한 수익구조 및 리스크를 반영, NHN KCP 목표 주가를 1만5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중장기적으로 결제 솔루션 추가 등을 통해 사업 구조를 다변화시키고 이익 성장성과 마진율 회복 등을 도모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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