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선출을 위한 절차에 착수한다. 5대 은행장 모두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한편 40여 명이 넘는 계열사 CEO가 임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는 이르면 이번 주 주요 계열사의 차기 CEO 선임 절차를 시작한다. 첫째 대상은 은행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올해 처음 적용되며 금융지주와 은행은 CEO 임기 만료 3개월 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5대 은행장은 모두 임기가 올해 12월 31일까지로 사실상 이달 30일이 승계 절차 개시 기한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 10일 가장 먼저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끝나는 자회사 대표이사에 대해 승계 절차를 시작했다.
나머지 금융지주 역시 늦어도 다음 주 중 계열사의 차기 CEO 후보 추천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금융지주 내 은행을 뺀 다른 계열사의 경우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적용받지 않아 일정이 좀 더 늦거나, 계열사 내부적으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올해는 5대 은행장의 연임 여부가 관건이다. 통상 은행장은 2년 임기 후 1년을 연임하는 이른바 ‘2+1’ 관행을 유지해 왔다. 이에 따라 2021년 취임한 후 1번 연임에 성공했던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올해 말을 끝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직전 허인 전 행장이 2번 연임한 전례가 있어 이재근 행장이 또 한번 연임할 수 있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나머지 은행장은 현재 2년의 임기를 마쳐, 관행에 따라 1년 더 연임할 수 있다. 하지만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달리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연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병규 행장은 지난해 7월 중도 퇴진한 이원덕 전 행장의 남은 임기 1년 6개월만을 채워 아직 2년도 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약 350억원 규모 부당대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또 이석용 행장은 올해 들어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며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달까지 100억원 횡령 등 올해만 네 차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5대 은행장을 비롯해 올해 임기가 끝나는 5대 금융지주 계열사의 CEO는 총 41명에 달한다. KB금융 6명, 신한금융 11명, 하나금융 12명, 우리금융 7명, NH농협금융 5명 등이다. 다만 신한금융이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박우혁 제주은행장을 이번 승계 절차에 포함하며 총 42명이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5대 은행장이 모두 임기가 끝나는 만큼 은행권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가계부채나 책무구조도 같은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CEO의 연임 여부는 은행마다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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