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디벨로퍼인 더랜드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쉐라톤팔레스 호텔부지에 하이엔드 주거단지를 짓는 '더팰리스73' 사업 좌초 위기에 이어 경기 화성·평택·위례 등 수도권 개발사업도 지지부진한 상황에 처하는 등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더팰리스73’ 개발 사업 대주단은 최근 대출 만기를 앞두고 최종 연장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팰리스73은 앞서 2020년 대출을 받은 뒤 네 차례 만기를 연장해 왔지만, 이번 대주단의 만기 연장 거부로 사업 무산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추후 새로운 대주단을 구하거나 사업 재구조화 등을 통해 사업 추진 방향이 변경될 수 있다.
대주단이 대출금을 돌려받기 위해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한 뒤 ‘더팰리스73’ 미분양 물량이 공매로 출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더팰리스73은 서초구 반포동 63-1 일원에 지하 4층~지상 35층, 2개 동, 아파트 58가구와 오피스텔 15실 등 총 73가구의 고급 주거시설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분양가는 면적에 따라 120억~400억원대 수준으로 구성되며, 최고 분양가는 500억원에 달한다.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지며 약 2년째 50%를 밑도는 저조한 분양률을 기록하면서 사업 좌초 가능성과 함께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도급 계약 해지 우려도 제기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시행사가 또 다른 대주단을 끌어오거나 어떻게든 연장하는 등 사업 추진 방향을 결정하는 대로 도급계약의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완식 더랜드 회장은 이에 대해 "(대주단의 대출 만기) 연장이 불발됐으나 연말까지 대출을 연장하는 방안을 합의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더랜드는 경기 화성·평택·위례 등의 상업·업무시설 개발사업에서도 3~4년째 미분양을 털어내지 못하거나 아예 첫 삽조차 뜨지 못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화성도시공사의 민관합동 개발사업(SPC)인 '화성 시리 물류단지' 사업은 올 상반기 분양 예정이었으나 화성시 감사로 인해 착공을 못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분양을 계획했던 화성병점복합타운 내 도시지원시설 1·2블록 개발사업 역시 기한 없이 미뤄지고 있다. 2021년 준공을 마친 경기 고양시 '힐스에비뉴 삼송역 스칸센' 상업시설은 오피스텔을 제외한 상업시설 분양이 부진하고, 동탄 테크노밸리 내 '현대실리콘앨리 아트 동탄'의 상업시설과 경기 구리시 '현대 마켓플레이스 스칸센' 상업시설 역시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앞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연착륙을 위해 사업 진행이 어려운 부실 사업장에 대한 재구조화와 정리계획을 주문한 바 있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금융당국 평가기준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은 재구조화와 매각 등을 신속히 추진해 이자비용 등 추가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진행이 지연되는 사업장은 장기간 고정화되지 않도록 추가적인 건전성 재분류를 통해 매각 및 상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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