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축전 등 서한을 주고받았지만, 북·중 양국 간 어색한 기류는 여전히 감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김 위원장이 북한 정권수립기념일(9·9절) 76주년을 맞아 축전을 보낸 시 주석에게 답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5일 자로 보낸 답전에서 "나는 총서기 동지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6주년에 즈음하여 충심으로 되는 축하를 보내준 데 대하여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오랜 역사적 전통을 가지고 있는 조·중(북·중) 친선을 끊임없이 공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두 나라 인민의 공동의 염원"이라며 "사회주의 건설을 힘있게 추동하고 인민들에게 실질적인 복리를 마련해주며 세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조·중 두 당, 두 나라의 공동의 위업수행에서 앞으로도 계속 훌륭한 결실이 이룩되리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 1월과 9월 시 주석이 보낸 축전에 비교해 다소 간결한 답장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김 위원장은 1월 교환한 서한에서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아 올해를 '북·중 친선의 해'로 선포했다면서 각별한 관계를 과시했지만, 이번 답전에서는 북·중 수교 관련 언급은 담지 않았다.
여기에 최근 중국은 북한 정권수립일 경축행사(9·9절)에 북한 주재 대사가 아닌 대사대리를 참석시켰고, 북한 노동신문은 중국·러시아 정상의 축전 순서를 종전과 달리 러시아, 중국 순으로 바꿔 게재하면서 북·중 관계에 이상이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러시아와 군사협력, 무기거래 등 밀착 행보를 보이고, 미사일 도발 등을 이어가는 것에 중국 당국이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지난 18~20일 러시아를 방문해 "북한은 자주권과 존엄, 인민의 안녕을 위협하는 그 어떤 적대 행위도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정의로운 투쟁과 강력한 힘으로 한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과 서방 때문에 발발했다는 러시아 측 논리를 언급하고 러시아의 '정의의 성전'을 지지한다며, 지속적인 북·러 협력 강화를 시사했다.
최 외무상은 지난 17일(현지시간)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모스크바에서 만났다. 러시아 외무부는 홈페이지에서 두 장관이 양국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준에 따라 어떻게 상호 관계를 발전시킬지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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