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재야 운동권 대부'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을 추모하고 넋을 기렸다.
22일 정혜진 대통령실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장기표 선생은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으로 우리 시대를 지키신 진정한 귀감이셨다. 장 선생의 뜻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추모했다.
또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도 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고인은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상징이었다"고 추모했다.
이어 "한평생을 노동·시민 운동에 바치셨지만 '국민 된 도리이자, 지식인의 도리로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일체의 보상을 마다하셨다"며 "그러면서 최근까지 국회의원 특권 폐지 운동에 매진하셨다"고 설명했다.
한 수석대변인은 "또한 투병 중에도 '정치로 모두가 행복한 세상 만들지 못하고 떠난다'며 오로지 민생 만을 걱정하셨다"며 "생전 고인께서 몸소 실천해주셨던 헌신을 국민의힘은 끝까지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고인의 삶처럼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민생을 꼼꼼히 챙기겠다"며 "고인이 강조하셨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도 반드시 실현하겠다. 다시 한번 고인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별도 논평을 내놓지는 않았다. 고인이 2017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2021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를 비판하는 등 민주당과 다소 불편한 관계였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태일 열사의 '대학생 친구'이자 반독재민주화운동의 선봉에 섰던 투사였다"며 "대학 시절 김근태 선생과 함께 마음속 깊이 존경했던 대선배였다"고 고인을 기렸다.
장 원장은 이날 오전 1시 35분께 입원 중이던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향년 78세로 숨을 거뒀다. 담낭암 투병 중이던 고인은 발견 당시 4기였으며 입원 한 달 만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고인은 1945년 경상남도 밀양에서 태어나 마산공고를 졸업하고, 1966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 후 전태일의 분신자살을 접하면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이후 △서울대생 내란음모사건 △민청학련사건 △청계피복노조 사건 △민중당 사건 등으로 9년간 수감 생활을 했고 12년간 수배 생활을 했다.
숱한 수감 및 도망 생활에도 민주화 운동에 따른 보상금을 일절 수령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2019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 된 도리, 지식인의 도리로 안 받은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고인은 재야운동의 한계를 느끼고 1989년 민중당 창당에 앞장서면서 진보정당 운동을 시작했으나,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15·16대 총선, 2002년 재보궐 선거, 이어 17·19·21대까지 총 7차례 선거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21대 총선에서는 보수정당(미래통합당) 후보로까지 옮겨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대통령 선거도 세 차례 출마를 선언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최근에는 '신문명정책연구원'을 만들어 저술과 국회의원 특권 폐지 운동 등에 집중했다.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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