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화그룹과 LG화학이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을 지지하며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최 회장은 영풍·MBK 연합과의 치열한 지분 경쟁을 앞두고 전방위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고려아연 주식 10%를 보유한 여러 주주들이 지지 의사를 밝혀 최 회장 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고려아연의 주가는 공개매수가를 훌쩍 뛰어넘는 70만원대까지 급등했으며, 이에 따라 MBK와 영풍은 오는 24일까지 공개매수 가격 상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2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지난 추석 연휴 동안 서울에서 회동을 가졌다. 이날 최 회장은 MBK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두 사람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LG화학은 고려아연과의 관계를 강화해온 만큼, 경영권 분쟁이 지속될 경우 협력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지원 가능성을 드러냈다.
지난해 말 MBK의 공격을 받았던 한국타이어그룹도 비슷한 입장이다. 한국타이어는 고려아연 지분 0.75%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 측은 해외 투자자와 국내 대기업, 증권사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최 회장이 최소한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필요한 고려아연 지분은 6.05%로, 이는 약 9130억원 규모다.
MBK는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을 포함한 공개매수에 1조905억~2조1332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그러나 MBK가 제시한 공개매수 예정가(주당 66만원)보다 현재 고려아연 주가가 더 높은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최근 주식을 매입한 주주들이 MBK의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오는 24일을 중요한 분기점으로 보고 있으며, 이 날짜 이후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할 경우 공개매수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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