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도 반도체 업체 간 인수합병(M&A)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 반도체 업황이 기지개를 켜면서 기업들이 규모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다 올 초 기술 분야 M&A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정부 정책까지 발표된 영향이다.
중국 관영 경제 매체 증권일보는 중국 증시 반도체 업종 상장사인 보민(博敏)과 더방(德邦)이 전날 각각 M&A 계획을 발표했다고 22일 보도했다.
1994년 설립된 보민은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설계 전문업체로 역시 PCB 제조업체인 번촹(奔創) 지분 87%를 최대 2억5000만 위안(약 474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보민은 향후 번촹 지분 100%를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보민은 번촹 인수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제품 생산 외부 위탁(아웃소싱) 비율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같은 M&A 소식에 23일 보민과 더방 주가는 각각 3.7%, 13.7% 급등했다.
사실 중국 반도체 업체들 간 M&A는 올해 초부터 본격화됐다. 이미 시디웨이(希荻微)와 푸촹징미(富創精密), 신롄지청(芯聯集成), 나신웨이(納芯微) 등이 M&A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올해 반도체 시장이 회복세를 타자 M&A를 통해 규모를 키우고 비용은 절감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기술 혁신과 신품질 생산력 발전을 위한 커촹반(중국판 나스닥) 개혁 심화 8대 조치’를 발표하고, 기술 분야 M&A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한 것도 기업들의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중국 AI 업계 전문가 궈타오는 “중국 반도체 업종 상장사들의 M&A 열기가 달아오른 것은 정책적으로나 시장 환경적으로나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이라며 “정책 지원으로 좋은 환경이 조성된 것은 물론 반도체 산업 회복으로 M&A를 통해 성장을 꾀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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