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업계가 하반기 채용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를 위한 인재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올해 말까지 차세대 배터리 공정 개발, 원통형 부품·공정·설비 개발, 무기소재 개발, 셀·시스템 개발 등 다양한 직무에서 경력 및 신입 박사 인재를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 특히, 직무 경험을 우대사항으로 명시하고 있어 인재 확보에 적극적이다.
삼성SDI는 경력사원 채용 공고를 내고 전날까지 서류를 접수 받았다. 모집 분야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전기차(EV) 원형(46파이) 제품 개발, 차세대 전지극판 설비 개발 등 총 25개 직무로, 삼성SDI는 2025년까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양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2027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2일까지 연구개발(R&D) 및 생산기술 신입사원을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R&D 분야에서는 원통형 셀과 팩 개발, 셀투팩(CTP) 및 셀투섀시(CTC) 신규 팩 설계, 양극재 기술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북미 지역 ESS(에너지저장장치) 유지보수 관련 R&D 경력직도 채용할 예정이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배터리 업계는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채용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는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배터리 업계의 석·박사급 인력은 수요 대비 약 700명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인력 부족은 기업의 연구개발과 제품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대학교와 대학원에 계약학과를 설립하여 연구개발 인재를 선점하고 있다. SK온은 포항공대, 서울대, KAIST, 한양대에서 석·박사 장학생을 선발하고 인재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성균관대에 학부생 대상 계약학과를 설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려대와 연세대에 석·박사 과정을 신설했다.
또한, 글로벌 인재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SK온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매년 포럼을 개최하여 해외 인재와의 교류를 강화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최근 미국 보스턴에서 '테크 앤 커리어(Tech & Career)' 포럼을 열어 석·박사급 인재를 초청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5월 뉴욕에서 MIT, 프린스턴, 코넬, 아르곤 국립 연구소 등 석·박사급 인재 40여명을 대상으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수 인재의 유입이 향후 제품 경쟁력과 기술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전 세계적인 인재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기술력과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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