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2월로 예정된 1차 시추를 앞두고 한국석유공사에 예산 506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데 이어 2~5차공 시추 비용 마련을 위한 로드쇼(투자설명회)도 준비 중이다.
시추공을 최소 5개 뚫기로 한 정부는 5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다. 산업부는 기술력 있는 해외 기업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며 재원 마련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첫 시추공 예산은 국비로 지원하며 2차 시추공부터는 메이저 석유기업 등에서 투자를 유치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 24일을 마지막으로 투자 자문사 입찰을 마감했다"며 "조만간 자문사 선정을 하고 해외 투자 기업 심사 작업도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5차공을 해외 투자와 연계하면 사업 규모가 커져 예비타당성조사를 시행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산업부는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야당 측 반대도 문제다. 석유공사에 지원할 1차 예산 506억원은 정부가 수립한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야 무난하게 집행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대왕고래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정밀 검증을 예고한 상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해양이용영향평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심해 원유·가스전 개발 전에 지진 위험 등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 동해는 지진이 꾸준히 발생하는 지역이다. 기상청과 국토지리연구원에 따르면 동해에서는 2000년대 이후 규모 2.0 이상 지진이 총 234회 발생했다. 이 중 146회(60%)가 대왕고래 프로젝트 구역 내(6-1광구, 8광구)에서 발생했다. 규모 5.0 이상 지진도 2회 발생한 바 있다.
장철민 의원은 "해외 유전·가스전 사업에서도 시추·채취를 할 때 지진이 발생하는 사례가 다수 관측된다"며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혹시 모를 지진 위험을 사전에 검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핵심 자원과 관련해 외국인의 대규모 투자를 규제하는 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500억원 이상 자원 개발에 외국인 투자가 이뤄지면 국회에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장철민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 11명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자원안보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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