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면서 비철금속 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75년에 걸친 동업 관계가 청산되고 창업자 가문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고려아연은 영풍그룹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분쟁의 핵심 원인은 고려아연과 영풍그룹 간 지배구조 및 경영 독립성에 대한 갈등이다. 영풍그룹 최대주주인 장씨 일가는 최윤범 회장이 취임한 이후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지분 매입을 시도했다. 이는 고려아연 경영 전략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런 갈등이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현대차, LG화학, 한화, 포스코 등 여러 대기업과 밀접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들 대기업은 고려아연의 니켈 공급에 의존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면 물량 확보와 가격 안정성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니켈을 고려아연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결국 이들의 갈등은 공개매수 마감일이 지나야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두 가문 간 동업 관계 지속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에서는 과거 동업자로서 위상을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갈등이 심화되면서 인신 공격으로까지 발전하며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투자자와 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앤컴퍼니가 MBK 측과 지분 경쟁을 벌일 때 주가가 치솟았다가 공개매수 실패로 가격이 하락한 사례처럼 이번 고려아연의 상황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현재 고려아연 주가는 공개매수가를 넘어서고 있지만 이를 정상 가격으로 보는 시각은 드물다. 노조와 울산시 등이 주식 보유 운동을 시작했으나 시장가는 이미 상승한 상태이다. 주가가 다시 하락한다면 그 피해는 선의의 주주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두 가문 간 갈등으로 인해 주주들이 피해를 입는 일은 반드시 방지해야 한다. 주주들은 향후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그리고 이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결국 주주 이익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경영진은 투명한 소통과 책임 있는 결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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