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GGGF] 오건영 "3고 시대의 전환, 매크로 변수 뛰어넘는 생산성 혁명의 핵심은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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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4-09-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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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이 3고의 전환점과 AI기술의 함의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20240926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이 '3고의 전환점과 AI기술의 함의'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2024.09.26[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최근 2~3년간 지속된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의 전환점이 시작됐다.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가 경제의 기초 체력을 강화할 핵심 키(Key)는 'AI(인공지능) 디스럽션'이다."
 
26일 열린 2024 GGGF에서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AI 기술의 파괴적 혁신을 통한 생산성 개선은 인플레이션을 동반하지 않으면서 국가의 잠재 성장력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 단장은 "지난 19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3고의 시대'가 저물고 우리나라 경제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며 "요즘 같은 환절기 날씨에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면역력을 길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3고 시대 전환은 '환절기'를, AI 기술은 '면역력'을 의미한다.

그는 "AI 기술력이 강할수록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다는 뜻"이라며 "면역 체계가 약하면 감기에 걸리고, 튼튼하면 감기에 안걸리듯 AI 디스럽션은 매크로(거시경제) 지표의 타격을 상당 부분 완화해 국가의 강한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보가 늘어나고 AI 기술이 고도화될 수록 글로벌 금융 환경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치닫는다는 사실은 역설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장단기 금리차 역전=경기침체' 로직이라고 오 단장은 설명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하면 9번 중 8번의 경기침체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 논리는 과거부터 매우 신뢰성이 높은 지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맞지 않았다"면서 "AI 기술의 발달로 매우 많은 정보가 오픈됐고, 많은 경제 주체들이 알고 있는 정보는 더 이상 미래 예측에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AI 기술이 더 발달하고, 인간이 이 기술을 정교하게 이용할수록 과거의 학습 효과를 통해 체득한 이론과 공식은 통하지 않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했다. 
 
아직 금리가 높은 수준임에도 부동산 등 자산 시장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이 연장선이라는 게 오 단장 설명이다. 오 단장은 "과거 미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릴 때는 '에스컬레이터'처럼 천천히, 내릴 때는 '엘리베이터' 처럼 빠르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 2001년, 2008년,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때가 이를 증명한다"며 "'이달 기준금리 0.5% 빅컷 이후 이 로직이 통할 것이냐'는 의문에 시장이 더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오 단장은 "한국의 금리 인하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오 단장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카드는 굉장히 뭉툭한 칼"이라면서 "부동산 경기는 뜨겁지만 내수는 얼어붙은 양극화된 현 상황에서는 미국처럼 금리를 과감하게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은 시장의 기대보다 더 적게, 그리고 더 천천히 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때문에 미국의 금리 인하 효과가 과거처럼 한국의 극적인 자산시장 부활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경고다. 오 단장은 "보통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환율이 오르는데, 2022년 말께는 금리가 올라도 환율이 떨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이는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100% 경기침체를 예측해 정부가 빠르게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한 시장의 기대, 그리고 이 기대가 다시 실망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시장이 발작한 결과고, 이미 매크로 지표에는 이런 움직임이 다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매크로 지표를 예측해 대응하는 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 영향을 받는 만큼 매크로 변수가 더 복잡하다. 근본적인 기초체력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오 단장은 "과거 20년간 한국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서 적절한 수출 포지션을 구축하며 리스크를 상쇄해왔지만 지난해부터 대중무역적자가 발생하는 등 대외 변수에 더 취약해진 상황"이라며 "이는 미국의 경기상황, 금리향방 등에 한국의 경제지표와 기업수출, 내수경기가 더 많은 타격을 받는다는 의미이고, 그렇기 때문에 환율, 금리, 물가 등 각종 지표로 매크로의 유불리 상황을 예측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오 단장은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없다'는 전통 로직을 미국이 깰 수 있었던 근본적 원인은 AI 디스럽션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이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물가와 임금이 올라도 그만큼 기업 생산성을 높여 더 많은 재화를 생산할 수 있다면 인플레이션을 동반하지 않는 성장이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물가 상승을 동반한 성장은 인플레 위험을, 과소 성장은 고금리 부담 확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현 국면에서는 AI를 통한 생산성 개선만이 건강한 성장세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엔비디아처럼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이러한 경제 주체들이 많이 탄생하려면 AI 디스럽션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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