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 의원총회를 열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여부에 대한 당론을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민주당은 디베이트(토론) 이후 한 달간 금투세 관련 당내외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지으려 했으나 당내에서 "너무 오래 끈다"는 지적이 나오자 방침을 선회했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투세 당론을)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방침을 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 사무총장은 "의총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수도 있고, 당 지도부가 결단하는 방식으로 갈 수도 있다"며 "아직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크게 국정감사 시작 전에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10·16 재·보궐 선거 이후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데, 양측 모두 금투세에 묻혀 '채 상병·김건희 특검법' 등 국정감사 이슈가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론은 사실상 유예론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24일 열린 금투세 토론회 때 시행을 주장하는 김영환 의원의 말실수로 역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당시 김영환 의원은 "(금투세가 도입되면 주가가) 우하향한다고 신념처럼 갖고 있으면 인버스(주가 하락에 배팅하는 상품) 투자하시면 되지 않나"라고 말해 개미투자자들의 반발을 샀다.
이재명 대표 역시 다시 한번 유예론에 힘을 실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MBN 뉴스에 출연해 "다른 나라에 금투세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금은 하면 안 돼' 이런 정서가 있다. 그런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주식 투자자들의 손실과 수익에 대해서 공정하게 부담을 안분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기본적으로 경제산업체제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투자가 늘어야 하고, 주식시장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와 만나 "(금투세는) 이성의 문제가 아닌 정무적 판단의 영역으로 넘어갔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대선 때 아주 적은 표 차이로 민주당이 패배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금투세 시행 취지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한다"며 유예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사용하는 시점에 맞춰 의총을 열고 이번 주 안에 금투세 당론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 상병·김건희 특검법과 지역화폐법에 대해 거부권 사용을 예고한 바 있다. 민주당은 만약 윤 대통령이 30일 거부권을 발동하면 내달 4일 본회의를 열고, 내달 4일 거부권을 발동하면 토요일인 5일에 본회의를 열어 재표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감안하면 내달 4일 의총을 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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