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관련 의혹을 놓고 여야 공방을 벌였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가 올해는 ‘대통령 관저 불법증축’을 두고 또다시 난타전이 예상되고 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관련자들이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이번 국감에서도 여야 정쟁에 부동산 관련 민생 사안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전기차 화재와 생활형숙박시설(생숙) 문제 등이 쟁점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1일 국회 등에 따르면, 오는 7일 막을 올리는 국토위 국감에서 여당은 전기차 화재 및 싱크홀 등 최근 문제가 됐던 사안 위주로 점검하고, 야당은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지적을 이어갈 예정이다.
먼저 인천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을 두고 국토위 위원들의 집중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토위는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대표를 국감 첫날 증인으로 채택해 화재 원인과 향후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다.
생숙 이행강제금도 주요 현안이다. 국토부가 내년 1월부터 생숙을 숙박업으로 등록하지 않거나 주거용으로 사용할 경우 공시가격의 10%에 달하는 이행 강제금을 매년 부과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생숙 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통과로 인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피해 주택 매입 실적 등도 쟁점 사항이다. 국토위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주택 1만8789가구(올해 7월 5일 기준) 중 불법 건축물은 1389가구로 전체의 7.4%를 차지해 피해 주택 매입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감사원에서 발표한 국토부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요청 묵살 관련 내용도 이번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감사원은 지난 8월 '서민주거 안정시책 추진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국토부가 HUG의 손실 예측 보고를 묵살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HUG는 공사가 관리하는 전세 보증 제도에 미반환 사고가 급증하고 있어 재정 손실을 우려, 2020~2022년 3년간 총 16차례에 걸쳐 국토부에 대처 방안을 건의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HUG 요청을 검토하지 않다가 전세사기 피해가 심화됐던 지난해에서야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국토위는 △용산어린이공원 조성사업 △쿠팡 종사자 처우개선 △포스코이앤씨 시공-시공사 간 갑질 논란 등을 주요 쟁점으로 다룰 예정이다.
앞서 국토위는 지난달 26일 전체회의에서 국감 증인 및 참고인을 채택 안건을 의결해 총 23인의 증인과 4인의 참고인을 국감장에 부르기로 결정했다.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논란과 관련해 김태영 21그램 대표 등이,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는 강성묵 경동엔지니어링 회장 등이 국감장에 설 예정이다. 기업인으로는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대표를 비롯해 홍용준 쿠팡로지틱스서비스(CLS)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 등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야당 측에서 오는 16일 이후에 진행하는 감사기관에 대한 추가 신청을 받을 예정이어서 증인·참고인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