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에 핏자국이 선명한 학교 방송실에서 피 묻은 손이 살려 달라며 창밖으로 손을 뻗는다. 피 묻은 교복을 입고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채로 삐걱대며 걸어 다니는 좀비들까지.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 속으로 빨려 들어간 느낌이다.
매년 새로운 콘셉트로 선보이는 에버랜드 가을 시즌 야외 테마존 블러드시티가 올해는 넷플릭스와 만났다. 에버랜드는 '블러드 시티(Blood City) 8'을 넷플릭스 지식재산권(IP) 콘텐츠 '지금 우리 학교는'과 '기묘한 이야기'를 그대로 재현한 복합 체험 공간으로 선보였다.
먼저 블러드 시티의 지우학 테마 체험존은 좀비에게 점령당한 효산고등학교와 효산 시내를 폐허가 된 건물, 급식실, 상점가 등으로 실감 나게 꾸몄다.
특히 밤이 되면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다.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비명은 기본이고, 어두운 효산고 세트에 형형색색 조명이 긴급상황임을 알리는 듯 긴장감을 더한다.
온몸으로 좀비 체험을 하고 싶다면 '호러메이즈'가 빠질 수 없다. 2017년부터 운영돼 온 호러메이즈는 올해 지우학 콘셉트로 전면 개편됐다. 4~6명이 한 조를 이뤄 밧줄 하나를 잡고 어둡고 좁은 공간을 체험하는 호러메이즈는 효산고등학교 복도와 양호실, 도서관, 과학실 등 9개 미로로 꾸며져 있다.
어둡고 비좁은 공간을 손전등 하나에만 의지해 걷다 보면 곳곳에서 좀비들이 출몰한다. 생생하게 분장한 좀비들을 보면 이곳이 현실인지 지우학 드라마 속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중도 포기자가 발생할 정도로 고난도 호러 코스다.
하루에 두 번 학교 배경으로 지우학 주인공들이 생생한 공연을 펼친다. 공연은 남라·청산·온조 등 지우학 주인공들이 좀비 바이러스들에게서 탈출하는 내용을 담았다. 강렬한 노래와 좀비 퍼포먼스 현장에는 평일 저녁임에도 300명가량 인파가 몰릴 정도였다.
특히 지우학을 좋아하는 팬들 반응이 뜨거웠다. 김모씨(34)는 "넷플릭스에서 지우학을 재미있게 봤는데 드라마 세트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디테일한 부분까지 너무 잘 꾸며놔서 신기했다"면서 "특히 라이브 공연은 스토리에 좀비들이 관객석으로 뛰어 들어오는 것까지 완성도가 기대 이상"이라고 감탄했다.
지우학 체험존을 나오면 '기묘한 이야기' 체험존이 기다리고 있다. 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SF 스릴러 호러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체험 공간은 스타코트 몰, 지하 비밀기지, 뒤집힌 세계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됐다.
A코스와 B코스 중에서 하나를 골라 임무를 수행하며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 듯 몰입감 있게 경험할 수 있다. 미션을 모두 완료하고 나오면 약 7m 높이로 설치된 드라마에 나오는 메인 빌런인 마인드 플레이어(The Mind Flayer) 조형물이 나타난다. 기묘한 이야기에 등장하는 스쿱스 아호이 아이스크림 트럭에서 실제 드라마 속 음식까지 맛볼 수 있다.
지난달 24일 경기 용인에 위치한 에버랜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주현 파크기획그룹장은 "지우학과 기묘한 이야기 IP로 꾸며진 체험 공간에서 고객들은 직관적으로 스토리를 이해하고 몰입도 있게 짜인 콘텐츠 체험이 가능하다"면서 "앞으로 이런 협업을 통해 콘텐츠를 발전시켜 나가는 기회로 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현준 넷플릭스 PR팀 디렉터는 "한국 대표 테마파크인 에버랜드에 가장 어울리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고민했고,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지우학과 기묘한 이야기 두 콘텐츠를 선정하게 됐다"면서 "훌륭한 공간이 나오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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