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이 45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추진과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예고로 시장과 금융당국의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다. 원료와 제품 생산 관련 설비투자·자금조달 과정과 양산 계획이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양은 지난 4일 전 거래일 대비 5.84%(3000원) 내린 4만8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금양은 2022년 이차전지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한 후 이듬해 주가가 19만원대까지 상승했지만 불과 1년 만에 주가가 4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금양은 지난달 30일 4500억원 규모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채무 상환에 1000억원, 시설자금에 3500억원이 사용될 예정이다.
시설자금은 금양이 부산 기장에 건설 중인 이차전지 생산공장 '드림팩토리2' 준공에 쓰일 예정이다. 이 공장은 미국 나노테크 에너지사에 배터리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설립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현미경 조사를 예고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증권신고서에 적힌 투자위험 요소를 중심으로 증권신고서를 들여다볼 예정"이라며 "필요하다면 회사 측에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양이 앞서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며 실적 전망치를 부풀린 몽골 광산개발 회사 투자 계획 공시도 한국거래소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초래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몽골 광산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4024억원에서 66억원으로, 1610억원에서 13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는데 전망치를 (과도하게) 바꾼 이유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양의 해외 사업 추진이 어그러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22년에도 콩고민주공화국과 리튬 광산개발 및 소유 권리 획득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현지 내전이라는 암초를 만나 사업중단 가능성이 불거졌다. 금양은 최근 공시를 통해 "콩고 내전에 따른 사업중단 등 위험요소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내년 6월 4695 배터리 양산 계획 역시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금양은 자사 차세대 배터리가 테슬라의 4680 배터리보다 우수한 에너지 밀도와 용량을 제공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금양은 지난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4695 원통형 배터리를 시연했지만 양산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밝히지 못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46㎜ 원통형 배터리 양산 기술은 테슬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과 같은 굴지의 대기업들이 4~5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얻은 성과물인데 금양이 단기간에 따라잡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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