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중 첫 본청약으로 주목받았던 인천계양지구 청약 경쟁률이 3대 1에 그쳤다. 사전청약 때보다 최대 18% 높아진 분양가 탓에 흥행몰이에 실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인상은 해소 방안이 뚜렷하지 않아 내년 본청약을 앞둔 다른 3기 신도시 지역의 흥행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 2~4일 이뤄진 인천계양 A3블록 일반분양 229가구에 대한 본청약에 총 721명이 신청해 경쟁률 3.14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2021년 7월 이뤄진 인천계양 A3블록 사전청약 당시 경쟁률이 12.8대 1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청약 흥행 부진은 사전청약 당첨자의 본청약 때부터 예고됐다. LH가 인천계양 A3블록 사전청약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본청약 접수를 받은 결과 총 236가구 중 130가구만이 최종 접수를 마쳤다. 절반에 가까운 106가구(45%)가 분양을 포기한 것이다. 이에 다음 날부터 진행한 일반분양 물량도 기존 123가구에서 229가구로 크게 늘었다.
인천계양 A3블록의 저조한 청약 경쟁률은 높아진 분양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신혼희망타운으로 55㎡ 단일 면적을 제공하는 인천계양 A3블록의 사전청약 당시 추정 분양가는 3억3980만원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정해진 확정 분양가는 4억101만원(전용면적 55㎡ A타입 5층 이상 기준층 기준)으로 3년 전보다 18%(약 6121만원) 뛰었다. 사전청약 후 본청약이 이뤄진 10여곳의 공공분양 중 최고 상승 폭이다.
분양가 급등은 다른 3기 신도시 지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오는 15일부터 본청약을 진행하는 인천계양 A2블록만 해도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5억8411만원으로 사전청약 당시 추정액인 4억9387만원보다 9000만원 이상(18.3%) 올랐다. 인근 같은 평형 아파트 단지 시세를 웃도는 수준이다.
내년 본청약을 앞둔 경기 고양창릉·하남교산·부천대장 등도 벌써부터 청약 흥행에 먹구름이 끼었다. 주변 시세보다 60~80% 저렴한 것이 공공분양의 경쟁력인데 공사비 상승으로 분양가가 높아지면 인천계양 A3블록의 사례처럼 본청약 지원자가 예상보다 적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양창릉지구 사전청약 당첨자 A씨는 "인천계양 A3블록 확정 분양가가 공개된 뒤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크게 술렁였다"면서 "확정 분양가가 사전청약 때보다 20% 안팎으로 오르면 청약을 포기하겠다는 당첨자도 있다"고 전했다. 공공 사전청약 피해자 모임 측은 "분양가 상승분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면서 2021년 사전청약 때 공고한 추정 분양가를 넘지 않는 수준으로 본청약 분양가를 정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확정 분양가가 인근 시세보다 저렴하지 않다면 굳이 분양을 신청할 이유가 없다"면서 "앞으로 남은 3기 신도시 청약 경쟁률은 본청약 당시 주변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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