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8일 중국 증시가 급등하고 있다. 연휴 전 발표된 대규모 부양책으로 강세장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도 주요 지수 모두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다만 기대했던 추가 부양책이 발표되지 않으면서 개장 이후 상승 폭을 줄였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각각 10.13%, 12.67% 상승 출발했다. 이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면서 한국시간 오후 2시 기준 두 지수는 각각 4.86%, 8.34% 상승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는 6%,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촹예반지수는 14% 넘게 뛰는 중이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상하이와 선전, 베이징 증시의 총 거래량은 2조5000억 위안(약 476조9250억원)을 넘어섰다. 전장(지난달 30일)에서 기록했던 역대 일일 최대 거래액 2억6100만 위안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도체 우량주인 중궈신지(SMIC)는 20%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8월 중국 내 반도체 재고가 전년 동기 대비 42.6% 감소해 7월 감소량(34.3%)을 넘어섰다고 발표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빠른 감소세로, AI(인공지능) 열풍으로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증시 휴장 기간 동안 홍콩 증시에서 SMIC 주가는 60% 가까이 급등했다.
개장 이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한 것은 이날 시장이 기대했던 추가 부양책이 나오지 않은 영향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는 예고대로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거시정책 경기대응력 강화 △내수 확대 △기업지원 확대 △부동산 시장 침체 방지 및 안정촉진 △자본시장 활성화 등 5개 측면에서 지속적 경기회복 촉진을 위한 점진적 정책 패키지 출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대했던 재정 지원 규모 등이 발표되지 않으면서 시장에 실망을 안겼다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은 발개위가 더 이상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않은 후 CIS300 지수가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국경절 연휴 기간 소비 성적표는 양호했다.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중국 지역 간 이동인구는 14억6400만명으로 2019년 대비 24.0%, 지난해 대비 6.3% 증가했다. 해외여행도 회복세를 보였다. 중국 여행 플랫폼 씨트립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기간 해외 여행 예약건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휴 전 부동산 부양책 패키지가 발표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이 기간 주택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차이신은 짚었다.
중국 증시 랠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재정 부양책이 발표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에 본사를 둔 자문사 레오 웰스의 알렉세이 미로넨코 글로벌 투자 솔루션 책임자는 "이번 중국 랠리의 지속성은 재정 관련 부양책에 달려 있다"면서 "향후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어떤 정책이 발표될 것인가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증시 휴장으로 연휴 기간 랠리를 이어왔던 홍콩 증시는 차익실현 매물이 몰리면서 6%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