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의도가 난리입니다. 서초·강남 등에서도 갭투자 목적으로 분양받으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아요.” (여의도동 내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
여의도가 최근 용산구 한남동이나 서초구 반포동을 잇는 서울의 새로운 고가 아파트 수요지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과 정비사업 등 주요 개발 호재를 앞둔 상황에서 최근 고급 주상복합 단지가 들어서며 일대 아파트 평균 가격이 급등하는 등 여의도 아파트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 9월 영등포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18억5798만원으로 집계됐다. 8월 평균 매매가격(11억2108만원)과 비교하면 1개월 새에 평균 가격이 무려 7억원 이상 급상승한 것이다. 올해 1~8월 영등포구의 월별 평균 매매가격은 11억원 초반대를 기록해 왔다.
이러한 급등세는 여의도에서 18년 만에 공급된 ‘브라이튼 여의도’가 최근 임차인을 상대로 ‘양도(매매) 전환’에 나서면서 평균 매매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단지에서 지난달에만 총 31가구가 거래됐는데, 이 중 전용 132.59㎡ 매물 2건은 50억원을 넘었고 18가구가 40억원 이상에 각각 거래됐다. 지난달에도 132.59㎡ 매물이 3.3㎡(평)당 1억3000여만원 수준인 52억800만원에 양도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에 첫 양도 전환이 이뤄졌고, 그후에는 거래가 없다가 지난달 전환이 상당히 많이 이뤄졌다”며 “분양가에 대한 3%대의 프로모션 등 일부 지원의 마감 시점이 임박하면서 지난달 임차인 상당수가 매매 전환에 나선 영향”이라고 전했다.
브라이튼 여의도는 임대 후 양도 전환 방식을 통해 사실상 후분양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후분양자를 단기 임차인 형식으로 우선 모집해 매매 형태로 분양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4월 임차인 모집에 나서면서 10월 첫 입주도 이뤄졌다. 시행사인 신영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단지 입주율은 70% 안팎을 기록 중이다. 당초 3월 양도 전환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거래가가 평당 9000만원을 밑돌았지만, 7월 첫 거래에서 이미 평당 1억원을 넘기는 등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여의도에서 18년 만에 선보인 하이엔드 신축 아파트인 데다 향후 여의도 일대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관측된다. 여의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직접 입주가 아닌 갭투자자들의 경우 향후 거래세 등을 상쇄할 수준의 차익이 남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여의도 일대 재건축은 빨라야 8년 이후에나 가능한 만큼 분양을 받은 투자자들 사이에선 신축에 대한 수요로 인해 현재 평당 1억원 수준의 가격이 향후 더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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