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조만간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국내 채권시장 투자심리가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냐 동결이냐를 두고 설왕설래 중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통위는 11일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전문가 대부분은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동결할 가능성도 크다는 의견이다.
전날 금융투자협회는 11월 채권시장지표를 발표했다. 금투협이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61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중 64%는 10월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가 10%에 불과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 컷’(기준금리 50bp 인하) 단행 및 9월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 1%대 진입으로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에 대한 예상이 전월 대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종합 채권시장 체감지표(BMSI)는 116.5를 기록해 전월 대비 전반적으로 호전됐다. 다만 시장금리, 물가 등과 관련된 채권시장 심리는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11일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25bp 인하 및 금리 동결 소수의견이 1~2명 정도 예상된다”며 “물가 안정 기조가 강해졌고, 금융 안정 관련 경계 약화로 금리 인하를 시작할 명분과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햇다.
반면 금융 안정 지속을 위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때 금융 안정을 강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월에도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증가율이 1.6%로 낮아지는 등 한은이 물가 목표 수렴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한 상황이다. 다만 금융 안정과 관련된 데이터의 안정 추세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월 말 기준 731조원을 기록해 전월 대비 5조6000억원 증가했고, 증가분을 8월 영업일수로 환산하면 6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부동산과 환율 측면에서도 동결이 우세하다는 분석이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은 전국, 수도권 모두 지난 5월 20일부터 9월 말까지 전월 대비 오름세가 꺾이지 않았다”며 “환율도 미국 연준의 빅 컷 인하 기대 소멸로 달러당 1350원 부근까지 재차 상승해 운신 폭이 좁아졌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장기물보다 단기물에 대한 투자매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국고 3년물은 3차례 인하 반영 레벨을 3.02%로 제시한다”며 “10월 동결로 단기물 금리가 반등한다면 3% 레벨에서는 분할 매수가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물에 대해서는 추가 금리 상승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국고 10년물 기준 3.1%는 매력적이라 판단하고 분할 매수가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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