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연휴 후 첫 거래일인 8일 중국 증시는 강세를 이어갔다. 연휴 전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중국 증시가 강세장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도 주요 지수 모두 큰폭으로 뛰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153.28포인트(4.59%) 상승한 3489.78, 선전성분지수는 965.34포인트(9.17%) 오른 11495.10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238.24포인트(5.93%), 375.19포인트(17.25%) 뛴 4256.10, 2550.28로 마감했다.
개장 직후 상하이종합지수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폭등했지만 이후 발표된 부양책이 시장에 실망을 안기면서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이날 예고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에도 초장기 국채를 계속 발행해 주요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2025년도 예산으로 책정된 주요 전략 분야에 대한 1000억 위안의 투자를 올해로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저소득층, 졸업생 등에 대한 재정적 지원도 약속하며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 목표치(5% 안팎)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발표된 부양책 중 새로운 게 없었던 데다 재정 지원 규모가 예상에 못 미치면서 투자자들에 실망을 안겼다는 평가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게리 응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는 "이전 발표와 비교해 새로운 것은 별로 없고, 재정 지원에 대한 공약은 시장 예상보다 약해 보인다"면서 "재정 지원을 앞당기는 것은 성장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뿐 더 급격한 반등을 유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은 특히 반도체 업종이 16% 이상 급등하며 강세가 두드러졌다. 중신궈지(SMIC), 거커웨이(格科微), 상하이실리콘(沪硅产业) 등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8월 중국 내 반도체 재고가 전년 동기 대비 42.6% 감소해 7월 감소량(34.3%)을 넘어섰다고 발표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빠른 감소세로, AI(인공지능) 열풍으로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국경절 연휴 기간 소비 성적표는 비교적 양호했다.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중국 지역 간 이동인구는 14억6400만명으로 2019년 대비 24.0%, 지난해 대비 6.3% 증가했다. 해외여행도 회복세를 보였다. 중국 여행 플랫폼 씨트립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기간 해외 여행 예약건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휴 전 부동산 부양책 패키지가 발표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이 기간 주택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차이신은 짚었다.
한편, 중국 증시 휴장으로 연휴 기간 랠리를 이어왔던 홍콩 증시는 차익실현 매물이 몰리면서 크게 흔들렸다. 이날 항셍지수는 9.41% 급락한 2만926.7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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