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양국 경제인들에게 "이제 새로운 50년을 함께 준비해야 할 때"라며 "한국과 싱가포르가 미래 첨단 산업의 혁신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8일 오후 싱가포르의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수교 이후 지난 50년간 양국이 자유롭고 개방된 경제를 지향하면서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 오늘의 성장을 이뤘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필리핀에 이어 이날 싱가포르에서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경제인과의 소통 행보를 이어 나갔다.
또 윤 대통령은 "경제인의 도전과 성취 덕분에 양국 간 교역은 400배, 투자는 4000배 이상 크게 증가해 이제 싱가포르가 아세안 국가 중 두 번째로 큰 한국의 교역국이자 투자국이 됐다"며 "현재 300개가 넘는 한국 기업이 싱가포르에 진출해 활발히 협력하고 있고, 특히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과 창이 국제공항에는 한국 기업인들의 땀과 열정이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가 무역, 금융, 투자의 허브이면서 AI, 바이오와 같은 첨단 산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한국은 전통 제조 산업에서 첨단 산업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면서 싱가포르의 혁신 환경·연구 인력과 한국의 제조 기술이 접목된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제조 기술을 양국 협력 사례로 제시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오늘 체결한 '첨단 산업 기술 협력 MOU'를 바탕으로 양국 기업들이 협력해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첨단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스타트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오늘 양국 간 체결된 '스타트업 협력 MOU'를 바탕으로 한국 스타트업은 싱가포르에서 테스트하고, 싱가포르 스타트업은 한국의 대기업과 협력하면서 첨단 산업 생태계를 키워 나가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는 120개국, 600개 항구와 연결된 세계적인 물류 중심지로 한국의 산업별 공급망 정보와 싱가포르의 중계 무역 물동량 정보가 공유된다면 경제 안보 위기 상황에서도 상호 번영의 기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오늘 양국이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CPA·Supply Chain Partnership Arrangement)'을 체결했다. 이번 체결이 한국의 첫 번째 양자 간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싱가포르가 LNG 트레이딩 글로벌 허브이고, 한국은 세계 3위의 LNG 수입국"이라며 "이를 토대로 오늘 'LNG 협력 MOU'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앞으로 LNG 스와프, LNG 공동 구매 협력을 통해 천연가스의 수급 안정과 가격 안정을 싱가포르와 함께 도모할 것"이라며 "양국 기업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공급망을 확충하고, 경제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싱가포르 국빈 방문을 계기로 대한상공회의소와 싱가포르기업연합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포럼에는 양국의 기업인, 정부 관계자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대표 자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회장 등이, 싱가포르에서는 탄 시 렝 통상산업부 2장관, 말리키 오스만 총리실 장관, 앤드류 콴 싱가포르기업연합회 부회장, 션 치아오 서바나주롱 대표, 궉 에이크 상 시티디벨로프먼트 대표 등이 함께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현대차와 싱가포르 과학기술청, 난양공대의 기업연구소(CorpLab) 설립을 위한 3자 MOU를 포함해 양국 기업·기관 간 총 10건의 MOU가 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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