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재·보궐선거를 일주일가량 앞둔 가운데, 여야 대표가 모두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유세에 나섰다. 보수세가 강한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텃밭'을 지키려는 국민의힘과 범야권 후보 단일화로 세를 모은 더불어민주당의 맞대결로 이뤄진다. 양당 대표는 총선 이후 '2라운드'라 할 수 있는 이번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9일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금정의 일꾼을 뽑는 선거로, 중앙의 정쟁이라든가 정치 싸움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이 선거마저도 정치 싸움과 정쟁, 선동으로 오염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표는 지난 5~6일 지원 유세 이후 사흘 만에 부산을 찾았다. 지난달 28일 첫 부산 방문 유세를 포함하면 세 번째 지원 유세라고 할 수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최고위에서 "이번 보궐선거 전체 승패는 금정구청장 선거에 달려 있다"며 "다음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 대선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부산 금정구는 부산 내에서도 보수세가 강해 '여당 텃밭'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현재 선거 판세에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3일 발표한 가상대결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43.5%로 김경지 민주당 후보 40.0%에 오차범위 내에 앞섰다.
이 여론조사는 국제신문 의뢰로 지난 1일과 2일 부산 금정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이날 금정구를 찾아 김 후보 지원 유세에 함께하면서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2차 심판의 핵이 될 것"이라며 "한 번의 기회를 주면 분골쇄신해서 정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모인 주민들에게 "이번에는 (금정구청장) 바꿔 써보세요"라며 "똑같은 사람만 쓰면 (정치인들이) 주권자인 국민에게 충성하지 않고, 공천 주는 당에만 충성하고 당의 실력자에게 줄서기만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국민들이 총선에서 이미 강력히 심판했는데도 이 정권은 생각을 바꾸기는커녕 더 심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는 대리인을 뽑되 감시해서 잘못하면 다음에는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도저히 임기 내에 못 견딜 정도면 도중에 그만두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저는 탄핵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여당은 제가 그 얘기를 했다고 우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인데도 당 이름 달고 나온다고 무조건 뽑으면 그들이 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앞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 김 후보와 류제성 혁신당 후보가 토론회와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김 후보로 단일화한 것이다. 이 대표는 유세 현장을 찾은 류 후보와 함께 서서 "(류 후보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후배이고, 단일화를 해주셨다"고 지지자들에게 소개했다.
한편 민주당 한 관계자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아무래도 이번 재보선은 인물보단 '바람 싸움'일 것"이라며 "민주당 입장에서 '정권 심판론'을 계속 끌고 갈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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