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8·8 대책'에서 안정적인 주택공급을 위해 서울 중심으로 신축매입주택을 무제한으로 매입해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올해 매입임대주택에 대한 예산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매입형 공공임대 등 공공주택 공급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삭감된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토교통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9조원이던 다가구주택매입임대 예산은 올해 6조원으로 줄었고, 2025년에는 3조3000억원으로 올해 절반 수준으로 편성됐다.
정부는 신축매입 예산을 3년 분할(2025~2027년도)로 편성한 것에 따른 감액이라고 하지만, 그간 예산을 3년 분할로 집행했던 전례가 없어 정부가 공급 확대의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다가구매입임대 출자 예산이 올해 2조4000여억원에서 무려 2조원이 넘게 삭감된 2731억으로 편성돼 올해 대비 89% 감액돼, 입주민 부담 증가나 저소득층 배분 물량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매입임대주택 실적도 저조한 상황이다. LH는 매입임대주택 목표를 연초 2만7500가구에서 8·8대책 이후 5만4000가구(신축매입약정 5만여가구, 기축매입 4000여가구)까지 늘렸다.
그러나 9월 말 기준 신축매입임대주택은 2350가구, 기축매입임대주택은 751가구로 3101가구만 매입된 것으로 확인돼 매입임대주택 매입 달성률이 5.7%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자치구별로도 25개 자치구 중 10개 자치구에서만 매입임대주택 매입이 이뤄졌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주거 선호도가 낮은 서울 외곽 지역 위주로 매입이 이뤄져 수요자 맞춤 매입이 되고 있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가장 많은 매입임대주택은 종로구에서 매입됐다. LH는 종로구에서 총 317가구 규모의 오피스텔을 매입, 매입금액으로만 857억3900만원을 사용했다. 이어 노원구에서 112가구 규모의 연립·다세대주택 혼합형 및 도시형생활주택 등을 매입했고, 서대문구(82가구), 구로구(46가구), 성북구(40가구) 등에서 매입됐다.
문제는 비(非)아파트 공급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정부의 매입임대주택 실적이 연말까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1만8332가구로 1년 전 대비 35.8% 감소했고 착공 물량은 1만7366가구로 1년 전과 비교해 27.8% 감소했다.
전국 비아파트 준공 물량 역시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2만2363가구로 지난해 상반기(3만6196가구)보다 38.2% 감소해 비아파트 공급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연희 의원은 "정부와 LH는 연말까지 매입임대주택 매입실적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현재 실적으로는 목표달성이 어려워보인다“며 "공공주택 공급이 저소득층 주거안정에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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