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셀코리아'에 국내 증시가 주요국 가운데 수익률 꼴찌를 기록했다. 시장에서 기관 영향력이 작은 데다 외국인 투자금은 3개월째 유출되고 있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2.29%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10.19%나 떨어졌다.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부진하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1.43%, 일본 닛케이225는 17.37%,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9.54% 상승했다. 이 밖에 독일 DAX 14.94%, 인도 센섹스 12.77%, 유로존 유로스톡스50 10.19%, 영국 FTSE 100 6.60%, 이탈리아 FTSE MIB 11.80%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가 하반기 급락하면서 수익률도 다시 꼴찌로 내려갔다. 7월만 해도 코스피는 2800대까지 오르며 하반기 3000선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다. 현재는 2600대도 겨우 사수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 등 기업 실적 모멘텀이 둔화하자 국내 증시도 부진한 모습이다.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는 249조6778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2.49% 하향 조정됐다. 코스닥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보다 1.23% 감소한 7조6174억원으로 형성돼 있다.
외국인 매도도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기관이 수급을 뒷받침해주지 못하자 외국인 수급 공백 효과가 시장에 더 파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중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55억7000만달러 순유출됐다. 2개월 연속 순유출이다.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이 들어온 자금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 9월 순유출 규모는 2021년 5월(-82억3000만 달러)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외국인이 국내 반도체주를 대거 매도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뒤 최근 한국, 대만, 인도 등 여타 아시아 증시에서 중국으로 수급 로테이션도 일어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8일 기준 29.49%로 나타났다. 지난 2월 29.4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7월만 해도 최근 1년 중 가장 높은 32.05%까지 높아졌다.
코스닥은 거래대금마저 급감하고 있다. 거래대금이 수익률에 후행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크게 줄었다. 지난 9월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3272억원으로 전달(7조5495억원) 대비 16.19% 줄어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84% 줄었다.
전문가는 수급 공백기엔 외국인 영향력이 높은 종목을 매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향후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것이란 관점에서 외국인 매도가 단기간에 집중된 기업, 최근 외국인 이탈에도 변함없이 지분율을 꾸준히 늘린 기업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수급이 급감한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이고 지분율이 늘어난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알테오젠, 삼성생명, LG전자, 크래프톤, HD한국조선해양 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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