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양 삼성전자 최고안전책임자(CSO)가 지난 5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발생한 방사선 피폭 사고에 대해 "가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의 관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상 및 질병 여부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
윤 CSO는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피폭사고가 삼성전자의 안전관리 부실 탓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5월 27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선 직원 2명이 엑스선으로 반도체 웨이퍼 물질 성분을 분석하는 방사선 발생장치를 수리하던 중 안전장치 문제로 방사선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안전 기준의 최대 188배를 넘는 피폭이 발생했다.
윤 CSO는 "반도체 현장에 31년째 있었는데 후배들에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재해자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해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2019년 원안위 정기 검사에서도 삼성전자가 안전관리자를 추가 선임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3명에서 2명으로 줄였다며 질타했다.
이에 윤 CSO는 "방사선 안전관리자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현재 대비 2배 이상 충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윤 CSO는 이번 사고로 발생한 피해 내용이 부상이냐 질병이냐를 묻는 질의에는 즉답을 회피했다. 윤 CSO는 "(질병과 부상은) 저희 내부적으로도 이 부분에 관한 치열한 갑론을박이 있었다"며 "관련된 법령의 해석을 받도록 하겠고, 재해자의 치료와 보상,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은 확실히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에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게 무슨 말이냐"며 다시 대답을 요구했지만, 윤 CSO는 "말씀하시는 부분은 심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이에 이해민 의원은 "피해자 원인이 화상인지 부상인지 질병인지도 대답을 못 하면 재발 방지대책이 어떻게 나오냐"며 질타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방사선 피폭 사고로 발생한 화상에 대해 질병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이번 사건은 사고로 인한 부상이기 때문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삼노는 앞서 지난 9월 11일 서울 중구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피해자인 이용규씨와 함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촉구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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