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어닝 서프라이즈’ 성적표를 받을 수 있을까.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성과에 힘입어 3분기 역대 최대 수준의 분기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이 다시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업계 ‘큰손’인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가운데 내년에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견조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사들은 이달 초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전망치를 6조원 중·후반 수준으로 내려잡았으나, 삼성전자가 ‘어닝쇼크’(예상보다 저조한 실적) 수준의 실적을 발표한 뒤 다시 7조원대로 상향하는 추세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이 다운 사이클에 접어들 것이라는 ‘비관론’이 제기된 바 있으나, D램의 가격 상승폭 추정치가 높아지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이들의 우려와 달리 견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미국의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HBM 수요 덕에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호실적을 냈다는 점을 고려해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을 점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전용칩 블랙웰 12개월치가 완판됐다는 소식에 엔비디아 AI칩 공급망의 핵심으로 꼽히는 SK하이닉스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5세대 HBM(HBM3E)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 3월 HBM3E 8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에 납품했다. 지난달 말에는 12단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했다.
증권가에서는 HBM 경쟁력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및 HBM 성장 속도 둔화를 고려하더라도 오는 2025년 실적 개선에는 우려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전체 성장률, 평균판매단가(ASP)에 있어서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돼 있고, 이러한 추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내년 HBM 물량이 이미 완판됐고, SK하이닉스가 지난달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HBM3E 12단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내년 AI 가속기 ‘블랙웰’의 최고 사양인 ‘울트라’와 준프리미엄 모델 ‘B200A’를 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 12단 제품이 각각 8개, 4개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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