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출범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내각 지지율이 열흘 남짓 만에 8%p(포인트)가량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는 27일 치러지는 중의원(하원) 선거를 앞두고 이날까지 이틀간 1264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내각 지지율이 이달 1∼2일 조사보다 8.7%포인트 낮은 42.0%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시바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비율은 28.9%에서 36.7%로 7.8%포인트 상승했다.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집권 자민당을 찍겠다는 응답자가 26.4%로 가장 많았고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에 표를 던지겠다는 응답자가 12.4%로 뒤를 이었다.
이시바 총리가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돼 징계받은 의원 12명을 공천하지 않기로 한 대응에 대해서는 71.6%가 '불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은 22.1%에 불과했다. 응답자 65.2%는 투표할 때 비자금 사건을 '고려할 것'이라는 의향을 보였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이날 공영방송 NHK가 주최한 여야 대표 토론회에서 연립 여당인 공명당, 일부 야당 대표가 요청한 핵무기금지조약(TPNW) 옵서버 참여에 대해 "등한시할 의도는 없다"며 "신중히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일본 주변은 핵보유국, 독재 전제국가뿐"이라며 "미국의 핵 억지에 의존하면서 한편으로 (핵무기를) 금지한다고 하는 것을 어떻게 양립할 것인가"라고 과제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먼저 일본을 지키는 것을 생각해 어떻게 핵무기 근절로 연결할 것인지 야당과도 논의하며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 또 다른 토론회에서도 TPNW 옵서버 참여 여부에 대해 "핵 억지력에서 시선을 돌려서는 안 된다. 억지력을 인정하면서 핵무기 폐기가 정말로 양립할 수 있는 것인지 검증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일본에서는 일본 피폭자 단체인 니혼히단쿄(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가 지난 11일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핵무기 폐기 운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지만, 이시바 총리는 엄중한 안보 환경을 이유로 들어 TPNW 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다나카 데루미 니혼히단쿄 대표위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총리가 미국과 핵을 함께 운용하는 핵 공유 구상을 하는 데 대해 "몹시 화가 난다. 핵의 두려움을 알고 있다면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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