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이 '남(南) 무인기 평양 침투'를 주장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로 높아진 가운데 한·미·일 3국이 안보 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한·미·일 3국 외교차관들이 북한 문제와 더불어 내달 미국 대선 전후 고강도 도발 가능성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내에는 3국 정상회의도 열린다.
14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가 16일 서울에서 열린다. 김홍균 제1차관은 방한 예정인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함께 제14차 외교차관협의회를 개최한다. 김 차관은 이번 협의회를 계기로 한·미 차관회담(16일), 한·일 차관회담(17일) 등 양자 회담도 별도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에서 3국은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지역·글로벌 현안에 대한 공조 방안을 논의하고, 3국 협력의 미래 발전 방안도 협의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촉발된 남북한 긴장 상황 속에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안보 공조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미·일이 추진하는 '3국 협력 사무국' 신설 문제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내달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페루)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브라질) 등 다자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정상회의 개최 일정도 논의될 전망이다.
한·미·일 정상회의는 연내에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한·미·일 정상회의를 올해 연말께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신원식 실장은 지난 12일 TV조선에 출연해 "11월 중순 APEC 정상회의와 G20 회의가 있다"며 "한·미·일 정상회의를 다자 회의를 계기로 할 수도 있고 별도로 할 수도 있는데, 일단 별도로 하는 게 이야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라오스 총리 주최 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캠프 데이비드 정신을 이어 연내에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하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잘 알았다. 앞으로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 연내에 만날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앞서 한·미·일은 지난해 8월 정상회의에서 3국 협력의 지속력 있는 지침이 될 '캠프 데이비드 원칙(Spirit of Camp Principles)'에 합의했으며, 3국 협력의 비전과 이행 방안을 담은 문서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Spirit of Camp David)'에 서명했다. 정부는 이를 "한·미 간 '워싱턴 선언'에 이은 한·미·일 안보 공조의 중대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