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현장 검사에 나섰다. 상장지수펀드(ETF)와 관련해 선물 매매를 하는 과정에서 1300억원대 손실을 냈다는 보고에 대한 전후 사정을 살펴볼 예정이다.
14일 금융감독원은 이날 검사반을 파견해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주 신한투자증권이 금융사고와 관련해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를 올렸다”면서 “이를 전달받아 위법행위 여부, 내부통제 적정성 등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0일 금융투자협회에 '장내 선물 매매 및 청산에 따른 손실 1300억원(추정) 발생' 사실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8월 2일부터 이달 10일 사이 ETF 유동성공급자(LP)로서 자금 운용을 하는 과정에서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로 1300억원가량 손실이 발생했다.
손실 시기는 지난 8월 글로벌 지수 급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블랙 먼데이' 사태가 있던 지난 8월 5일 코스피 지수는 2700선에서 2400선까지 16년 만에 역대 최대급으로 내려갔고, 최근에야 2600선으로 회복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P운용 부서는 선물 매매를 통해 추가 수익 창출 기회를 노렸지만 시장이 급락하며 대규모 손실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초기 손실 규모는 1300억원대는 아니었지만 불어나는 손실을 메우는 과정에서 그 규모가 더 확대됐다.
LP는 ETF시장에서 매수·매도 주문을 내 거래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해당 LP는 추가 수익을 얻기 위해 선물 매매·롤오버 등을 하다 이 같은 대규모 손실이 난 것으로 파악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부통제시스템을 통해 스와프 거래 등록이 허위인 것을 내부 조사를 통해 확인하고 이를 지난주 감독당국에 신고했다"면서 "손실액을 회계에 반영하고 내부 감사와 필요시 법적 조치 등도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간부간담회에서 신한투자증권의 운용 손실과 관련해 "금융권에서 각종 횡령, 부정대출 등 금융사고가 지속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가운데 최근 신한금융투자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금융감독원으로 하여금 이번 사고를 철저히 검사·조사토록 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같은 날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금융 사고가 발생한 신한투자증권에 대해 최종 손실 규모와 금융당국의 제재 수준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1300억원으로 추정되는 손실 규모가 당장 회사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기평은 "예상 대비 손실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경우 수익성 및 재무 건전성 지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의 내부 통제 및 리스크 관리 강화 요구가 강해진 가운데 이번 사고에 따른 (금융당국의) 제재로 영업 활동이 위축될 경우 사업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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